수사권 확대에 '부메랑' 우려…경찰, 인력 확충 절실
핵심 요약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경찰 수사 책임이 커졌지만 일선에서는 업무 부담과 법리 판단 압박을 호소한다. 올해 상반기 보완수사 요구가 6만5천913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수사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권한 확대가 실질적이지 않다는 의구심도 나온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1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 권한이 축소되고 경찰의 수사 책임이 대폭 커졌다. 현원 14만5천명의 경찰 조직은 막대한 권한을 쥐게 됐지만, 일선 수사관들은 늘어난 업무 부담과 법리 판단에 대한 압박을 호소하며 표정이 밝지 않다. 특히 검찰이 담당하던 보완수사가 사라지면서 경찰이 기소 전까지 수사 완성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경찰 수사관들은 그동안 검찰의 보완수사에 기대어 증거 확보나 법리 판단의 허점을 메워왔으나, 이제는 모든 책임이 경찰로 넘어왔다고 입을 모은다. 수사 업무 7년차 A 경위는 "경찰 수사관이 판사에게 사건을 내놓을 수준으로 법리적인 부분을 다 따져야 한다"며 "2021년 수사권 조정 이전 전건송치 때는 수사 판단 부담이 없어 차라리 그때가 낫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해 경찰로 돌려보낸 사건은 6만5천913건으로 연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미 경찰 수사 인력은 포화 상태다. 지난해 수사관 1인당 접수 사건 수는 133.8건으로 2020년 108.4건보다 23.4% 증가했다. 경찰서 형사팀장 B 경감은 "검찰이 알아서 마무리했던 부분도 다시 경찰에 내려보낼 텐데 실무 부담이 6이라면 앞으로 10이 될 것"이라며 "현장에 수사할 인력이 없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완수사 요구를 1개월 안에 처리해야 하는 규정도 일선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권한 확대가 실질적이지 않다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사회적 주목을 받는 대형 사건은 경찰을 떠나게 되고, 이첩 과정에서 행정적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중수청법 규정이 민생 사건 수사 지연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는 검토 의견을 행정안전부에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수청이 사건 수사의 우선권을 가지는 구조라 경찰 수사의 총량이나 권한이 늘어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