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개편 앞둔 9개 합수본, 존속 근거 흔들
핵심 요약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전국 9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9월 말 해체 가능성이 커졌다. 검사의 합동수사 참여와 중수청 파견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다. 검사가 의견 제시 범위를 넘으면 수사 행위로 판단돼 증거 능력이 문제 될 수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는 10월부터 검찰의 수사권이 사라지면서 전국 9개 지방검찰청에서 운영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9월 말 사실상 해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마약·금융증권범죄·보이스피싱뿐 아니라 최근 출범한 정교유착 및 투표용지 부족 관련 합수본도 영향을 받는다. 법무부는 대통령의 부처 간 협의 지시에 따라 위법 수사 가능성을 차단하고 범죄 대응의 공백을 보완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합수본은 여러 기관의 전문 인력이 수사 초기부터 함께 대응하고 검사가 본부장을 맡는 구조다. 그러나 형소법 개정 과정에서 검사의 합동수사 참여 근거를 마련해 달라는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공소청법에는 중대범죄수사청 등에 대한 검사 파견을 제한하는 조항도 포함돼 검사가 중수청에 파견돼 근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향후 합수본을 꾸리더라도 지금과 같은 지휘·협업 체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정 형소법 195조는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의견을 요청하면 검사가 이에 응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경찰의 선행 요청에 답하는 범위를 넘어 검사가 수사 방향에 관여할 경우 수사 행위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가 법정에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6월 권순일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에서 검사의 수사개시권을 제한한 법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공소청·중수청·경찰이 참여하는 이른바 ‘공중경’ 합수본 구상도 같은 법적 제약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개정법 부칙은 검사가 송치받아 수사하던 사건 가운데 공소시효나 사건 성격상 불가피한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해 최장 90일간 수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합수본 사건은 송치 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우세해 연장 근거로 활용하기 어렵다. 기존 기능을 계속 유지하려면 시행령 보완이 아니라 법률 개정이 필요하며, 중수청 합동수사과만으로 현재 업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