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앞 300명 집결…사죄·배상과 전시 성폭력 종식 촉구
핵심 요약
기림일을 앞두고 10개국 222개 단체와 시민 약 300명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전시 성폭력과 역사 부정을 규탄하고 피해자의 권리 회복을 위한 국제 연대를 강조했다. 피해자 보호법 개정과 소녀상 바리케이드 철거를 환영하는 가운데 국내 생존 피해자는 5명만 남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을 이틀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정의기억연대와 10개국 222개 단체가 마련한 세계연대집회이자 제1765차 정기 수요시위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약 300명이 참가했다. 참석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전시 성폭력과 일본 정부의 역사 부정을 함께 규탄했다.
무더위 속에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손팻말을 들었다. 시민들은 바리케이드가 사라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자유롭게 사진을 찍으며 기림일의 뜻을 되새겼다. 한경희 정의연 이사장은 과거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저지른 살상과 성노예제 피해가 오늘날 다른 지역의 전쟁범죄로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 활동가 살레 알-란티시는 진실 인정과 책임 규명, 빼앗긴 권리의 회복을 정의 실현의 조건으로 제시하며 피해자의 고통을 잇는 연대를 강조했다.
일본 시민단체 ‘파이트 포 저스티스’ 공동대표인 재일동포 2세 김부자 씨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침략으로 고통받은 아시아 국가들이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이 요구해 온 법적 책임과 역사 교육이 실현되지 않은 현실을 환기했다. 집회에서는 지난 2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과 약 6년 만의 소녀상 개방도 주요 성과로 다뤄졌다. 위안부 혐오 시위로 2020년 6월부터 소녀상 주변에 설치됐던 바리케이드는 지난 5월 전면 철거됐다.
참석자들은 피해 관련 허위사실 유포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 개정과 소녀상 주변 공간 회복을 시민사회 연대의 결과로 평가했다. 2024년과 2025년 기림일 집회에도 참여했던 자원봉사자 김주안 씨는 여러 지역에서 모인 시민들의 연대를 다시 확인한 점에 의미를 뒀다. 정의연은 일본 정부에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역사 지우기 중단을 요구하고 한국 정부에도 피해자 명예회복과 일본의 책임 이행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생존 피해자인 박필근·이용수 할머니는 영상으로 함께했으며, 이용수 할머니는 건강한 모습으로 시민들 앞에 설 수 있어 영광이라는 뜻을 전했다. 국내 생존 피해자는 현재 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