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에 흔들리는 고가 주택 매도·임대시장
핵심 요약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초고가 주택을 보유한 고령층의 가격 조정 매물이 나오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는 정책 확정을 기다리는 가운데 실거주 전환과 증여도 검토하고 있다. 보유세 부담이 월세·반전세로 옮겨가 임차인의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뒤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지는 초고가 주택 시장에서 고령 소유주를 중심으로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다. 실거주 중심으로 세제가 바뀌면서 매도뿐 아니라 직접 입주하거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다만 정부가 보완 가능성을 내비쳐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최종 정책 방향을 기다리는 분위기가 강하다.
압구정 현대 주변에는 세제 개편 이후 주말까지 매물 3~4개가 새로 확인됐고, 오래전부터 처분을 고민하던 고령층의 가격 조정도 나타났다. 마포프레스티지자이에서는 비거주 집주인이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거주 기준 변경을 의식해 전용 84㎡를 30억 원에 내놨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개편안 발표 후 6일 동안 2107건, 3.4% 늘었지만 매수자들은 9월 이후 안이 확정되고 급매가 등장할지 지켜보고 있다.
매각 대신 실거주와 증여를 저울질하는 움직임도 초고가 단지에서 확인됐다. 압구정현대5차에서는 80세 안팎의 은퇴한 소유주가 매도와 증여 중 어떤 방식을 택할지, 증여세를 감당할 수 있을지를 두고 상담에 나섰다. 7일 입주를 시작한 2901가구 규모의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에서도 집주인들의 실거주 전환 문의가 이어져 전월세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됐다.
늘어난 세 부담이 임대료로 옮겨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헬리오시티에서는 13억 원에 나왔던 전세 물건이 보증금 5000만 원, 월세 500만 원대 조건으로 전환됐다. 매물이 일부 늘더라도 서울 핵심 지역 소유주가 실거주나 증여를 선택하면 매매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전세가 반전세나 월세로 바뀌는 사례까지 확산될 경우 임차인의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어 세제개편안 확정 과정과 시장 반응이 맞물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