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안 공개 직후 재검토…당정 조율 논란 확산
핵심 요약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 세제개편안 공개 일주일여 만에 ISA 등 핵심 항목의 수정을 요구했다. 부동산 세제 입법예고에는 6061건의 의견이 접수됐고 세 부담과 공제 제도를 둘러싼 보완 요구가 이어졌다. 과거 정부도 여론을 반영해 세제를 고쳤지만 공식안 발표 직후 당정이 수정 방향을 제시한 점은 차이를 보였다.
이재명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공개된 지 일주일여 만에 대통령과 여당에서 잇따라 수정 요구가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ISA를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식안 발표 직후 핵심 항목을 다시 살피게 되면서 정책 효과와 부작용 검증, 당정 간 사전 조율이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안은 생산적금융 ISA를 신설하는 대신 일반 ISA 계약기간을 최초 3년,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미사용 납입한도 이월을 없애는 내용을 담았다. 투자자 반발이 이어진 가운데 장기 저PBR 기업을 겨냥한 주가 누르기 방지책은 적용 대상이 적어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종부세·양도세 입법예고에는 11일 오전 10시30분까지 6061건이 접수됐다. 장기민간임대주택의 비거주 예외, 고령자와 소형 임대주택 보유자의 부담 완화, 부부 공동명의 공제 확대 등이 주요 요구다.
공정시장가액비율 하한을 60%에서 70%로 올리고 일부 과세표준 구간의 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놓고는 1~2주택자에게 세 부담이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과거에도 반발로 세제가 바뀐 사례가 있었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세법개정안 발표 나흘 뒤 재검토에 들어가 세 부담 증가 기준을 연소득 345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높였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금융투자소득 기본공제를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했고,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도 종목당 10억원으로 유지했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지주회사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제도의 기존 규정 적용 유예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했지만 법인세율 인하와 종부세 개편이라는 골격은 유지했다. 이번에는 연례 세제개편안이 공식 발표된 직후 대통령이 핵심 정책의 재검토를 주문하고 여당이 구체적인 변경 방향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세수 확보에 치우치기보다 주택 과세의 원칙과 정책 철학을 분명히 하고, 예상되는 부담과 이해관계자의 반발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가 부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