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 7만명 월경 시도에 흔들리는 유럽 국경
핵심 요약
세우타에서 7만2000명이 넘는 모로코인이 집단 월경을 시도해 유럽 각국이 국경 통제에 나섰다. 경제난과 청년 실업, SNS의 잘못된 정보에 양국의 서부 사하라 갈등까지 겹쳤다. 솅겐 체제의 동요가 EU 결속과 유럽 공동 안보의 불안으로 번지고 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맞닿은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지난달 30일 7만2000명이 넘는 모로코인이 한꺼번에 불법 월경을 시도하다 스페인 군경에 제지됐다. 인구가 약 8만 명인 도시에 주민 수와 맞먹는 인파가 몰리자 유럽연합은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상당수 회원국은 스페인과의 국경 이동을 일시적으로 차단했다.
대규모 이동의 배경에는 7년간 이어진 가뭄과 식량난, 청년 실업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 확산과 유럽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남유럽 IT 업계 취업 통로까지 좁아지면서 모로코 청년 실업률은 30%를 넘어섰다. 세우타 국경만 넘으면 스페인 체류가 인정된다는 잘못된 정보가 SNS에서 퍼진 뒤 청년층이 국경으로 급속히 모여들었다.
모로코 정부가 18만 명 규모의 병력을 보유하고도 자국민의 집단 이동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은 점을 두고 의도적 방조 의혹도 제기됐다. 양국 관계는 서부 사하라 문제로 악화된 상태다. 스페인이 2022년부터 사하라 아랍 민주공화국 세력을 지지하고 알제리와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해당 지역을 자국 영토로 보는 모로코와의 외교적 간극이 커졌다.
파장은 유럽 내부의 국경 체제로 번지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정부가 불법 이민자와 망명 신청자 50만 명에게 합법 체류 자격을 주려는 정책에 유럽 우파 정권들이 반발하면서 여러 국가가 솅겐 협정을 한시적으로 중단했고, 스페인 퇴출 주장도 나왔다. 국경 통제가 장기화하면 회원국 간 자유 이동뿐 아니라 나토의 무기·물자·병력 수송과 합동 작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어 EU 결속과 공동 안보를 둘러싼 긴장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