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 국경 붕괴에 모로코 책임론 확산
핵심 요약
세우타 행정수반이 대규모 월경 사태에 대한 모로코의 방조 가능성을 제기했다. 약 6만 명이 국경으로 몰리며 통제가 무너졌고 72명이 숨졌다. 스페인 대법원 판결을 왜곡한 허위 정보와 느슨해진 국경 감시가 사태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에서 대규모 국경 월경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후안 헤수스 비바스 세우타 행정수반이 모로코의 방조 가능성을 제기했다. 비바스는 3일 이번 사태를 단순한 이주민 위기가 아니라 스페인 영토 보전에 대한 침해이자 공격으로 규정했다. 세우타 주민들 사이에서는 모로코가 사태를 직접 기획하지 않았더라도 월경을 부추기거나 허용했다는 인식이 형성됐다고 밝혔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도 스페인과 모로코 모두 이번 비극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모로코 정부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스페인 정보당국은 모로코가 대규모 유입을 사전에 계획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국경으로 향하는 인파를 제지하지 않았고 일부 이동에는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했다. 스페인 안에서는 모로코의 개입 또는 방조 여부를 둘러싼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외교적 배경으로는 스페인이 최근 모로코와 관계가 불편한 알제리와 정상외교 등을 통해 관계 개선에 나선 점이 거론된다. 모로코가 이에 불만을 품고 국경 통제를 느슨하게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여기에 바다로 도착한 이주민을 적법한 절차 없이 즉시 추방할 수 없다는 스페인 대법원 판결이 온라인에서 국경 개방으로 왜곡되면서 허위 정보가 빠르게 퍼졌다.
허위 정보가 확산하는 동안 모로코의 국경 감시는 최소 수준으로 줄었고 지난주 후반에는 사실상 해제됐다. 이후 수만 명이 한꺼번에 국경으로 몰렸다. 지난달 30∼31일 모로코에서 이민자 약 6만 명이 세우타로 진입하면서 국경 통제 체계가 무너졌으며,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72명이 숨졌다. 모로코의 역할과 허위 정보 확산 경위에 대한 규명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는 인명 피해와 외교 갈등이 겹친 국경 위기로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