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 국경서 북아프리카 이민자 19명 사망…스페인 긴장 고조
핵심 요약
북아프리카 이민자 수천 명이 스페인령 세우타로 밀입국을 시도하다 최소 19명이 숨졌다. 스페인 대법원의 송환 유예 결정 이후 밀입국 시도가 급증했으며, 세우타 도심은 혼란에 빠졌다. 미국과 이탈리아는 스페인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인다.

북아프리카 출신 불법 이민자 수천 명이 지난달 30일 모로코와 맞닿은 스페인령 세우타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최소 19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스페인 국가안보부는 최근 24시간 동안 4만9000명 이상이 국경을 무단으로 넘었다고 밝혔으며, 스페인 국영 TVE 방송은 하루에만 약 3000명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전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바다를 건너는 과정에서 익사했고, 일부는 인파에 눌려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8일 스페인 대법원이 철책을 우회해 바다로 들어온 이민자에 대한 즉각 송환 조치를 유예하면서 밀입국 시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국경 철책을 넘은 이민자는 곧바로 고국으로 돌려보내졌지만, 법원 결정 이후 세우타로 향하는 이민자가 크게 늘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민자들이 철조망을 넘거나 바다에 뛰어드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으며, 세우타 도심에서는 이들이 노숙하며 거리를 점령하자 주요 상점이 문을 닫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세우타는 북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유럽연합(EU)으로 진입하는 핵심 통로로, 보통 모로코 프니데크 마을에서 출발해 약 5㎞를 헤엄쳐야 한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질서 유지를 위해 군을 급파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스페인의 관용적인 이민 정책을 둘러싼 외교적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일제히 산체스 정권을 비판했다. 애나 켈리 미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좌파의 대규모 이민 조장 정책을 경고해 왔다고 지적했고, 멜로니 총리는 세우타로 들어온 이민자들이 솅겐 협정을 통해 이탈리아 등 유럽 각지로 이동할 것을 우려하며 스페인과의 솅겐 협정 중단 검토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가 유럽 내 이민 정책과 국경 관리 논쟁을 재점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