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로 번진 SNS 거짓 정보와 증오의 확산
핵심 요약
세우타에 불법 이민자 6만∼7만 명이 몰려 최소 70명이 숨졌다. 영구 체류가 가능하다는 허위 정보에 이어 반이민 메시지가 SNS에서 확산했다. 미얀마와 에티오피아에서도 거짓 정보와 증오 선동이 대규모 유혈 사태와 맞물렸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맞닿은 스페인령 자치도시 세우타에 불법 이민자 6만∼7만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최소 70명이 숨졌다. 바다를 헤엄쳐 세우타에 도착하면 스페인에 영구 체류할 수 있다는 거짓 정보가 소셜미디어에서 퍼졌고, 먼저 도착한 이들이 해변을 건너는 영상을 게시하면서 이동 규모가 커졌다. 페이스북과 틱톡 등 플랫폼이 잘못된 정보를 제때 차단하지 않아 수만 명이 위험에 노출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사태가 벌어진 뒤에는 이민자를 겨냥한 적대적 여론이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조직적 침공’, ‘스페인의 방조’ 같은 메시지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최소 50만 명에게 전달됐다. 러시아군과 연계된 계정들이 이를 의도적으로 유통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용자의 분노와 불안을 자극하는 정보가 국경을 넘는 이동을 촉발한 데 이어, 도착한 이들을 향한 반감까지 증폭시키는 수단으로 작동한 셈이다.
소셜미디어가 현실의 유혈 사태를 키운 사례는 앞서 미얀마와 에티오피아에서도 확인됐다. 2017년 미얀마에서는 로힝야족이 불탑 폭파용 무기를 비축하고 불교도 여성을 집단 성폭행했다는 허위 주장이 퍼진 뒤 군부의 탄압이 이어졌다. 마을 400곳이 불탔고 1만 명이 살해됐으며, 지금까지 약 100만 명이 난민이 됐다. 군부는 연예인 팬덤을 사칭한 가짜 계정 수백 개로 팔로어를 모아 선동했고, 공작부대 일부 장교는 러시아에서 심리전과 해킹을 공부했다.
에티오피아에서도 2020년부터 2년간 이어진 정부군과 티그라이 반군의 내전 과정에서 양측이 상대를 향한 증오와 공격을 부추기는 허위 정보를 페이스북에 유포했다. 이 충돌로 50만 명 이상이 숨졌다. 프랜시스 하우건 전 페이스북 수석제품매니저는 2021년 10월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공공의 안전보다 이윤을 앞세우는 알고리즘의 위험성을 제기했다. 세우타 사태는 이용 시간과 조회 수를 높이는 구조 속에서 거짓 정보와 반이민 메시지가 연달아 확산할 수 있음을 다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