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에 오른 무안 갯벌, 생명의 진흙 품다
핵심 요약
무안 갯벌이 여수·고흥·서산 갯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추가 등재됐다. 미네랄이 풍부한 진흙을 기반으로 약 2400종의 생물과 멸종위기 조류 24종이 살아간다. 한국 갯벌은 연간 최대 49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생태 공간이다.
전남 무안군 해변에서 바닷물이 물러나자 은빛 진흙 바닥이 넓게 모습을 드러냈다. 게는 굴에서 흙덩어리를 밀어내고 짱뚱어는 바닥을 뛰어다녔으며, 도요새들은 긴 부리로 먹이를 찾았다. 지난달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추가 등재된 무안 갯벌은 밀물 때 잠겼다가 썰물 때 드러나는 생태 공간이다. 한국 갯벌에는 망둥어와 갯지렁이, 조개, 게, 물새 등 약 2400종이 산다.
한국 갯벌은 전체 국토 면적의 약 2.4%를 차지하며 83%가 서해안, 나머지가 남해안에 분포한다. 대부분 모래로 이뤄진 다른 나라 갯벌과 달리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고 쫀득한 진흙이 많아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수 있다. 햇빛이 드는 얕은 바다와 갯벌에서 자란 플랑크톤은 조개와 게의 먹이가 되고, 갯지렁이와 게가 진흙에 낸 구멍은 다른 생물의 은신처이자 호흡 통로가 된다.
갯벌의 형성은 서해와 남해의 구불구불한 해안선과 관련이 깊다. 바다로 뾰족하게 나온 육지인 곶에 파도가 부딪히며 암석을 고운 진흙으로 만들고, 이 진흙은 육지 쪽으로 들어간 바다인 만에 쌓인다. 곶을 지난 파도는 만에서 힘이 약해져 썰물에도 진흙을 모두 쓸어가지 못한다. 서해는 동해보다 수심이 얕아 물이 빠질 때 넓은 바닥이 드러난다. 밀물과 썰물은 달과 태양의 인력, 지구의 회전으로 생긴다.
한국 갯벌은 유럽 최대 갯벌과 아마존 유역, 미국 동부 조지아, 캐나다 동부 갯벌과 함께 세계 5대 갯벌로 꼽힌다. 2021년 전북 고창과 전남 신안 갯벌 등이 세계유산에 오른 데 이어 지난달 말 여수·고흥·무안·서산 갯벌이 추가됐다. 갯벌은 철새의 중간 기착지로, 전 세계에 수백 마리만 남은 넓적부리도요를 포함한 멸종위기 조류 24종을 품는다. 연간 최대 49만 톤의 이산화탄소도 흡수하는데, 자동차 20만 대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다. 갯벌 흙 1g에 사는 수억 마리의 플랑크톤은 광합성으로 산소를 만들어 같은 면적의 숲보다 많은 산소를 내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