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물 이용자 285만명, 불법 도박장으로 유인
핵심 요약
성착취물과 불법 촬영물로 모은 이용자들이 4조7734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 사이트로 유입됐다. 경찰은 필리핀 현지 운영책 2명을 구속 송치하고 불법 사이트 10곳을 폐쇄했다. 해외 체류 총책 등에 대한 적색수배와 공범 수사가 이어진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과 불법 촬영물을 미끼로 이용자를 모은 뒤 4조7000억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로 유인한 조직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청소년보호법·성폭력처벌법·정보통신망법 위반과 도박장소 개설 등 혐의로 A씨(40)와 B씨(36)를 12일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2019년 8월부터 지난 3일까지 필리핀 등을 거점으로 범행한 혐의를 받는다.
조직은 ‘AGA Global’이라는 도박 솔루션을 구축하고 ‘조개모아’와 ‘야동코리아’ 등 불법 촬영물 유포 사이트, ‘먹중소’와 ‘월드슬롯’ 등 도박 홍보 사이트 10여 개를 직접 운영했다. 영상물 약 11만6250개가 게시됐고 가입 계정은 약 285만 개, 누적 조회 수는 약 53억 회에 이르렀다. 확보한 이용자들은 ‘가든 카지노’와 ‘골든뷰카지노’ 등 자체 도박 사이트로 유입됐다. 5년간 총 베팅액은 약 4조7734억원이며 충전액과 환전액의 차이 등을 토대로 추산한 부당이득은 약 476억원이다.
범죄 조직은 기업처럼 역할을 세분화했다. 조직폭력배 부두목 C씨(54)가 총책을 맡고 관리책과 자금 관리책, 국내외 개발팀을 지휘했다. 컴퓨터공학 박사인 B씨는 사이트 개발·관리와 유지보수를 총괄하며 가상 서버 등을 활용해 추적을 피했다. 동향 관계인 B씨와 C씨는 보안 전문가를 찾던 C씨가 지인의 소개를 받으면서 연결됐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여성단체의 고발을 계기로 수사에 들어갔고, 사이버 추적과 미국 국토안보수사국·유로폴의 국제 공조로 필리핀 현지 운영책 A씨와 B씨를 특정했다.
A씨는 지난 2일 국내에 들어오려다 인천공항에서 검거됐고 B씨는 다음 날 주거지에서 붙잡혔다. 조직이 운영한 불법 사이트 10곳은 지난 4일 폐쇄됐다. 경찰은 해외에 체류하는 총책 C씨와 관리책 D씨(53)의 인터폴 적색수배를 추진하고 도박 사이트 운영자와 개발·운영 담당자 등 공범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6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성평등가족부 등과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이달 중 불법 사이트 추적과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아우르는 종합 대응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