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장소 제공 대가인 임대료도 범죄수익
핵심 요약
성매매 영업 사실을 알고 모텔을 빌려준 건물주의 차임도 추징 대상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임차인의 숙박비 매출이 아니라 건물 제공의 대가로 받은 임대료를 범죄수익으로 봤다. 사건은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돼 서울중앙지법에서 다시 심리된다.
성매매 영업에 이용되는 사실을 알고도 모텔을 계속 빌려준 건물주가 받은 임대료는 추징할 수 있는 범죄수익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는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건물주 A씨에게 추징을 명령하지 않은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임차인의 숙박비 매출이 아니라 A씨가 토지와 건물을 제공하고 받은 차임이 추징 대상이라고 봤다.
A씨는 2017년 5월 서울 관악구의 한 모텔을 사들이면서 기존 임차인 B씨와 체결된 임대차 계약을 승계했다. 당시 B씨는 이미 성매매 알선 행위로 단속과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고, 모텔 인수 뒤에도 다시 적발돼 2018년 3월 영업소 폐쇄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2019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B씨에게 모텔을 임대해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임대 수익을 추징할 수 있는지를 두고 판단이 갈렸다. 모텔 보증금은 2억5천만원이었고 월 차임은 500만원에서 950만원이었다. 1심은 보증금과 월 차임을 포함해 2억3천270만원을 추징 대상으로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일반 숙박객과 성매매 손님이 섞여 있어 차임 전액을 범죄수익으로 단정하거나 그 액수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추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일반 손님에게서 발생한 숙박비가 구체적으로 구분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건물주가 받은 차임의 추징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서 문제 되는 수익은 B씨가 모텔 영업으로 거둔 숙박비가 아니라 A씨가 성매매 장소로 사용된 토지와 건물을 제공한 대가로 취득한 차임이라는 취지다. 원심이 추징을 전혀 선고하지 않아 해당 부분만 분리해 파기할 수 없었던 만큼, 대법원은 원심판결 전부를 깨고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