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배분 왜곡이 키운 기업의 두 갈래 위기
핵심 요약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과 홈플러스 위기는 기업 성과와 손실의 배분 문제를 드러냈다. 홈플러스는 오는 20일까지 운영자금 2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직원과 협력업체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이익 선점과 손실 전가는 장기 투자와 주식회사 제도의 작동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과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는 기업이 창출한 이익과 손실을 이해관계자 사이에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라는 공통 과제를 드러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5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총파업 직전까지 갔고, 정부 조율을 거쳐 DS부문 성과급 6억원에 합의했다. 반도체 초호황 속에서 주가는 1년 사이 6만원에서 30만원을 넘어 주주 수익도 커졌다.
홈플러스는 2025년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뒤에도 자금 조달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오는 20일까지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직원 1만2000여 명의 고용과 협력업체·입점 소상공인의 대금 회수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2015년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이 가운데 5조원을 외부 차입으로 마련했고, 인수 이후 그 채무를 홈플러스에 넘겼다.
기업 수익은 공급자의 물품대금, 노동자의 임금, 채권자의 이자, 정부의 세금으로 배분되고 마지막 잔여분이 주주에게 돌아간다. 반도체 공정의 중단 위험은 노조의 협상력을 높였지만, 자본 투입 규모를 반영하지 않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먼저 배분하면 최종적으로 주주 몫이 줄어드는 구조가 된다. 채권자는 위험 증가를 금리에 반영할 수 있고 정부는 성과급에 개인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MBK는 온라인 중심의 사업 재편보다 점포 부동산 매각을 통한 차입금 상환과 투자금 회수에 무게를 뒀다. 10여 년간 점포 매각이 이어지면서 홈플러스에는 매년 수천억원의 임대료와 늘어난 이자 부담이 남았고, MBK는 배당과 원리금 상환으로 자금을 회수했다. 잔여 이익과 유한책임은 위험 투자를 촉진하는 주식회사 제도의 장치인 만큼, 특정 주체가 이익을 선점하거나 실패 비용을 직원·채권자·협력업체에 넘기는 구조는 장기 투자와 기업 생존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