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엔진 업계, AI 전력시장 공략 가속
핵심 요약
선박엔진 업체들이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겨냥해 육상 발전용 중속엔진 생산을 확대한다. HD현대중공업은 생산거점 전문화와 미국 시장 수주를 추진하고, 한화엔진은 연간 180대 규모 시설을 가동했다. 가스터빈 공급 지연 속에서 엔진 사업화 속도가 실적과 기업가치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커지자 국내 선박엔진 업체들이 육상 발전 시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엔진공장과 자회사 HD현대엔진의 전남 목포 공장, 향후 신설할 공장을 연계해 독자 개발한 4행정 중속 ‘힘센엔진’ 생산을 용도별로 재편한다. 한화엔진도 연간 최대 180대를 만들 수 있는 시설에서 중속엔진 조립을 시작했다.
HD현대 계열사들은 현재 울산과 목포에서 선박용과 육상 발전용 힘센엔진을 함께 생산하지만, 증설과 함께 거점별 전문 생산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추가 시설에는 통합 생산방식을 적용하고 주요 기자재의 자체 생산도 확대한다. 데이터센터 고객의 대출력 엔진 선호에 맞춰 기존과 다른 부품 공급망도 구축한다. 힘센엔진은 선내 발전과 중소형 선박 추진뿐 아니라 육상 발전기를 돌려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육상용 중속엔진의 수요 확대에는 대형 가스터빈 공급난이 자리 잡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용 가스발전 핵심 설비인 대형 가스터빈은 주문이 집중되면서 납기가 최대 2030년까지 밀렸다. 중속엔진은 현재 대형 가스터빈보다 납기가 1년 이상 빨라 여러 대를 설치해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는 대안으로 부상했다. 2행정 저속엔진이 대형 선박 추진을 맡는 것과 달리 4행정 중속엔진은 활용 범위가 넓으며, 명칭은 선박 속도가 아닌 엔진 회전속도에서 나왔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364억원과 영업이익률 24.8%를 기록했다. 전사 영업이익의 약 23%이며 이익률은 1년 전보다 6.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아페리온에너지그룹과 20MW급 힘센엔진 기반 발전설비 684MW를 6271억원에 공급하는 첫 현지 데이터센터 계약을 체결했고, 매출은 2028~2030년 반영될 예정이다. 한화엔진은 독일 에버런스 기술로 생산한 첫 제품의 시험과 인도를 3분기부터 진행하며, 생산능력 절반 이상을 선박용에 우선 배정한다. 시장에서는 사업화 시차를 기업가치에 반영해 HD현대중공업 엔진 부문 가치를 15조원으로 평가하는 한편, 한화엔진 목표주가를 11만2000원에서 9만1000원으로 낮춘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