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정비사업 속도전, 금융·계약 손질이 관건
핵심 요약
서울 정비사업의 인허가 지연과 이주비 규제가 도심 주택 공급의 장애물로 지목됐다. 중소·중견 건설사의 참여를 넓힐 공적 금융 지원과 입찰보증금 개선안이 제시됐다. 공사비 계약 구체화와 분쟁조정 활성화, 건축 기준의 탄력 적용 필요성도 논의됐다.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재건축·재개발의 인허가 지연과 이주비 조달, 공사비 갈등을 함께 해소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한건축학회가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정책 세미나에는 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 등 건설사와 건축·법률 전문가들이 참석해 정비사업을 가로막는 제도 개선안을 논의했다.
인허가 단계에서는 기준 변경과 부서 간 이견이 주요 병목으로 지목됐다. 영등포구의 한 재건축 사업은 2023년 공공보행통로를 반영한 정비계획이 고시됐지만, 지난해 12월 통합심의를 신청한 뒤 용적률의 경미한 변경 과정에서 공공보행통로를 둘러싼 부서 간 이견으로 약 2개월 지연됐다. 전문가들은 변경 기준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경과조치와 법률·조례·심의 의견을 모은 온라인 플랫폼, 인공지능 기반 사전 점검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금융 규제는 시공사 참여 폭을 좁히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서울은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이 40%로 제한되고 한도도 6억원으로 묶여 있으며, 15억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는 가격 구간에 따라 한도가 2억원씩 줄어든다. 추가 이주비 금리가 시공사 신용등급에 따라 달라지면서 중소·중견 건설사의 수주 여건이 불리해지고 대형사 편중이 커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적 금융 지원과 과도한 입찰보증금의 법제화도 개선 과제로 다뤄졌다.
공사비 상승과 계약 구조도 사업 지연 위험을 키우고 있다. 6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22로 전월보다 0.30%, 전년보다 5.48%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오른 공사비에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석유화학 기반 건자재 수급 불안이 추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평당 공사비 대신 세부 내역을 토대로 계약하고 물가 변동, 공기 연장, 추가 비용 기준을 명시하는 방안과 분쟁조정 활성화가 제안됐다. 공공 시행자의 역할을 넓히되 높은 임대 비율과 수수료를 개선하고, 장수명 주택·제로에너지·녹색건축 기준은 지역 사업성을 고려해 선택하거나 완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