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주거지 데이터센터 입지 규제 시동
핵심 요약
서울 25개 자치구가 주거지역 데이터센터 건립 제한을 위한 제도 개선안에 뜻을 모았다. 영등포구에서는 데이터센터 8곳의 건립이 추진돼 전력 공급 부족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시 운영기준과 도시계획 조례, 장기적으로 건축법까지 개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울 자치구들이 주거지역의 데이터센터 건립을 제한하는 제도 마련에 나섰다. 영등포구는 데이터센터 건축심의를 의무화하고 주거지 입지를 제한하는 개선안을 12일 서울시 구청장협의회 제203차 정기회의에 올렸으며, 25개 자치구의 만장일치 의결을 끌어냈다. 서울시가 조례와 건축위원회 운영기준을 개정하면 새 규제는 서울 전역에 적용된다.
영등포구에서 건립이 추진된 데이터센터는 모두 8곳이다. 1곳은 완공됐고 2곳은 공사 중이며, 1곳은 건립 예정 단계다. 나머지 4곳은 건축 허가 또는 심의가 접수됐다. 구는 신청이 더 늘어날 경우 관내 7개 변전소만으로 전력 공급을 감당하기 어려워 일반 건축물뿐 아니라 재개발·재건축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행 건축법은 데이터센터를 방송통신시설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제1종 일반주거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별도 제한 없이 들어설 수 있으며, 서울 전체 면적의 약 88%가 설치 가능 지역으로 분류된다. 자치구가 지역의 전력 여건이나 주민 의견을 근거로 건축 허가를 거부할 수 있는 법적 장치도 없다. 주거 밀집 지역의 입지와 전력·용수 문제를 둘러싼 주민 우려가 커졌지만 현행 제도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는 셈이다.
영등포구는 데이터센터를 자치구 건축심의 대상에 넣도록 서울시 건축위원회 운영기준 변경을 건의하고, 도시계획 조례를 고쳐 제2·3종 일반주거지역 내 건립을 제한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준주거·준공업·상업지역에서도 허가를 거부할 수 있도록 건축법 개정을 촉구한다. 지난 4월에는 최기찬 금천구청장이 서울시의원 재임 당시 발의한 관련 건의안이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고양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데이터센터를 별도 건축물 용도로 분류해 주거지역 입지를 원천 제한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