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자동차 공장 청년 노동자의 죽음과 남은 의혹
핵심 요약
28세 소방안전관리자가 실종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대규모 공장의 소방 업무와 장시간 근무, 상사의 폭언으로 인한 고통을 주변에 호소했다. 유족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노동부가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충남 서산 동희오토에서 소방안전관리자로 일하던 김진휘 씨가 지난 2월 26일 실종된 뒤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28세였다. 김 씨는 생전 가족과 친구들에게 장시간 노동과 과중한 업무, 상사의 폭언으로 겪는 고통을 거듭 호소했다. 유족은 직장 내 괴롭힘이 죽음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냈다.
김 씨는 소방설비기사 자격을 취득하고 2023년 12월 입사해 연면적 약 3만 평, 건물 41개와 상시근무자 1500여 명 규모의 공장 소방안전을 사실상 혼자 맡았다. 입사 나흘 만에 자신이 소방안전관리 업무의 주선임이며 할 일이 많다고 털어놨고, 닷새 뒤에는 소방계획서를 작성할 사람이 사내에 없다는 사실도 알렸다. 과거 소방점검 지적사항 개선과 감지기 오작동 확인, 15m 높이의 전선 정비 작업도 그의 몫이었다.
입사 한 달여 뒤부터는 하루 10시간씩 주 6일 일한다는 호소가 이어졌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 6일 근무했다는 기록도 남았다. 장시간 노동이 계속되면서 수면 중 코피, 기상 지연, 뒷머리가 당기는 증상을 겪었다. 쉬는 날에도 일을 해야 감당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이런 근무가 두 달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었다. 장염으로 입원했을 때는 병가 대신 연차를 사용했고, 복귀 후에는 입원을 탓하는 말을 들었다고 가족에게 전했다.
김 씨는 설비 점검 탓에 화재예방 순찰을 하지 못했을 때 상사에게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느냐는 질책을 들었고, 욕설과 모욕적 언사가 반복됐다고 주변에 알렸다. 2024년 5월 무렵부터 산재나 과로사를 언급했으며 같은 해 8월부터는 생을 마감하는 일을 말하기 시작했다. 유족과 금속노조 동희오토분회는 7월 16일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회사는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이며, 노동부 서산지청은 감독관을 배정해 조사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나 주변인은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도움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