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논술형 수능 구상, 변별 구조와 비용이 쟁점
핵심 요약
국가교육위원회가 서·논술형 문항과 이틀간 시험을 포함한 수능 개편 구상을 검토하고 있다. 채점 신뢰성과 학생의 이중 훈련 부담, 학교 운영 비용 증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변별 구조를 유지한 형식 변경은 사교육 확대와 학생 소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가교육위원회가 검토 대상으로 올린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구상을 두고 평가 방식보다 변별 구조를 먼저 손봐야 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검토 내용에는 객관식 문항에 서·논술형을 일정 비율 포함하고, 답안 작성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시험을 이틀간 시행하는 방안이 담겼다. 중·고교 6년에 걸쳐 서·논술형 평가를 훈련해 수능에 대비하도록 하는 구상도 포함됐다. 국가교육위원회는 확정된 방안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내용이 검토 대상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서·논술형이 수능에 도입되면 신속한 가채점과 명확한 정답, 동일한 채점 기준이라는 현행 객관식 체계의 장점이 약해질 수 있다. 채점 기준을 둘러싼 분쟁이나 채점자별 결과 차이에 대한 의심도 예상되는 쟁점이다. 객관식이 함께 유지되면 학생들은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는 훈련에 더해 논지를 구성하는 연습까지 병행해야 한다. 희망자만 응시하고 대학이 가산점을 부여하는 선택형 방식도 주요 대학과 의약학계열 선호, 현행 변별 수준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상위권 학생에게 사실상 필수 시험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험 기간을 이틀로 늘리는 데 따르는 학교 현장의 부담도 검토 과제로 꼽힌다. 시험장 학교의 교육과정 결손이 늘고 시험 준비와 감독, 보안, 학생 이동 및 안전 관리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서·논술형 교육으로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더라도 한정된 상위권 대학과 의약학계열 모집 인원을 가려내는 수능의 기능은 남는다. 전체 실력이 높아질수록 같은 인원을 선발하기 위한 문제의 요구 수준이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구조적 모순이다.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바꾸거나 오지선다형을 서·논술형으로 전환해도 요구되는 변별의 총량이 유지된다면 학생 부담은 줄기보다 다른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장기간의 대비 훈련이 채점 기준에 맞춘 사교육 확대와 학생 소진, 학업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이 지점에서 나온다. 평가 혁신의 성패는 문항 형식 변경만으로 결정되기 어렵다. 서·논술형 도입에 앞서 현재 수준의 변별이 필요한 이유와 그로 인한 학교·학생의 비용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