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꺼내 쓴 국민연금, 일시금 지급 역대 최대
핵심 요약
반환일시금 지급액이 1조3253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가입기간이 부족한 고령층 일부는 생활비와 부채 상환을 위해 평생 연금 대신 일시금을 택하고 있다. 반환일시금은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지 않지만 재가입 뒤 반납하면 기존 가입기간을 복원할 수 있다.
국민연금을 매달 받는 대신 보험료와 이자를 한꺼번에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최근 집계된 지급액은 1조3253억원, 수급자는 19만9383명으로 나타났다. 수급 인원은 2017년 20만1278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최소 가입기간을 채우면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당장 필요한 생활자금을 마련하려 일시금을 택하는 고령층이 늘어난 결과다.
정년퇴직 뒤 자영업을 하는 김모 씨는 61세에 국민연금 가입기간 96개월을 채운 상태였다. 앞으로 2년간 매달 10만원을 내면 63세부터 월 23만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20년간 수령할 경우 약 5520만원으로 기존 보험료 원금 1100만원의 5배가 넘지만, 김 씨는 원금과 이자를 합친 약 1100만원을 반환일시금으로 받았다. 생활비와 대학생 아들의 교육비 부담으로 추가 보험료를 낼 여력이 없었고, 받은 돈은 전세대출 일부 상환에 썼다.
반환일시금 수급자는 2021년 18만9205명에서 2022년 19만9170명으로 늘었다가 2023년 17만5279명으로 감소했다. 지급액은 같은 기간 9407억원, 1조744억원, 1조1469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수급자는 19만6290명, 지급액은 1조2647억원으로 다시 증가했고 최근 지급액이 최고치를 경신했다. 노령연금은 보험료를 120개월 이상 내야 받을 수 있으며, 기간이 부족하면 임의계속가입으로 남은 기간을 채울 수 있다.
반환일시금은 납부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산정하며, 직장가입자는 사용자 부담분을 포함한 총보험료가 기준이다. 이자는 납부 시점부터 지급 사유 발생 때까지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수준으로 붙고 지난해 적용 금리는 연 2.6%였다. 노령연금과 달리 소득재분배 기능과 물가상승률 반영은 없다. 지급 연령은 출생연도별로 61세부터 65세까지 다르지만 60세 이후에는 조기 청구할 수 있으며, 재가입 자격을 얻으면 받은 금액과 이자를 반납해 기존 가입기간을 복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