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세액공제 문턱에 주력 제조업 반발
핵심 요약
정부의 국내 생산 세액공제 대상에서 전기차와 철강·석유화학이 제외됐다. 적자 기업의 현금 환급과 수출 물량 지원 장치도 마련되지 않았다. 산업계는 국회 심의와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지원 범위가 확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일 국내 생산 시설을 운영하는 기업에 세액공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세제 개편안을 내놨지만, 전기차와 철강·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은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국내 고용과 투자를 늘리겠다는 취지와 달리 해외 기업과 가격 경쟁을 벌이는 업종의 부담을 덜기 어렵다는 우려가 산업계에서 커지고 있다.
지원 대상은 녹색전환과 경제 안보상 중요성, 취약한 국내 생산 기반을 기준으로 태양광·풍력·이차전지·반도체·핵심 소재·AI 로봇 부품 등 6개 분야가 선정됐다. 완성차 업계가 요구한 국내 생산 전기차 세액공제는 반영되지 않았고, 저탄소 철강 제품과 재생 원료를 활용한 석유화학 제품도 제외됐다. 일본이 전기차 한 대당 40만엔, 친환경 철강과 케미컬 제품 1t당 각각 2만엔과 5만엔을 공제하는 제도와 차이를 보인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중국산 전기차는 6만95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에 육박했고,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3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대당 수백만 원 규모의 정부·지자체 구매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산 전기차가 현지의 낮은 인건비와 전기료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데 이어 한국의 구매 보조금까지 받는 만큼, 국내에서 전기차와 배터리를 생산하며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도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해왔다.
적자 기업이 혜택을 활용할 장치가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미국의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는 납부할 세금이 없어도 생산량에 비례한 공제액을 현금으로 환급받거나 공제 권리를 제3자에게 넘길 수 있으며, 프랑스와 캐나다도 환급형 제도를 운영한다. 이번 개편안은 기존 생산 설비 투자 공제를 받은 분야의 중복 지원을 막고 수출 물량도 제외해, 수출 비중이 큰 이차전지·반도체·태양광 업종의 실질적 수혜가 제한될 수 있다. 정부는 다음 달 초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내년 2월까지 시행령을 고쳐 세부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