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사용료 조사 확산…기업들 기준 불확실성 호소
핵심 요약
공정위가 한화와 CJ 등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 거래를 조사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와 업종별 사업구조가 달라 정상가격을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어렵다. 과도한 사용료와 무상 사용이 모두 문제가 될 수 있어 예측 가능한 기준이 요구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계열사 간 상표권 사용료 거래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조사에 나서면서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6월 한화그룹에 이어 7월 CJ그룹 지주사 등을 현장 조사했다. 계열사가 지주회사나 주요 회사에 낸 사용료가 정상적인 거래 수준을 넘었는지, 이로 인해 부당지원이나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가 발생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상표권은 동일한 조건으로 반복 거래되는 일반 상품이나 서비스와 달라 객관적인 시장가격을 정하기 어렵다. 브랜드 인지도와 사업 기여도, 사용 범위, 계약 조건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매출액에 일정 비율을 적용하는 방식도 업종별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보험료 수입이 매출로 잡히는 금융 계열사와 제조업 계열사에 같은 산정 방식을 적용하는 문제도 논란이 될 수 있다.
공정위는 2017년에도 대기업집단의 브랜드 사용료 거래를 검토했으나 정상가격 산정의 어려움 등으로 실제 조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사전에 반드시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사후 행태 규제를 거쳐 기준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법적 제재 가능성이 있는 거래를 사후 기준으로 판단할 경우 기업이 계약 단계에서 적정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용료를 받지 않은 거래가 세금 부과로 이어진 전례도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공동상표권자이면서 계열사에서 사용료를 받지 않아 매출을 누락했다는 이유로 80억원의 세금을 부과받았다. 신한금융지주도 2011년 세무조사에서 자회사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지 않은 행위가 부당행위로 판단돼 세금을 추징당했다. 사용료가 지나치게 높거나 합리적 근거 없이 낮아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데다 일부 그룹만 조사할 경우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어 예측 가능한 기준 마련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