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마약 밀집지, 한인타운 곁 체육광장으로
핵심 요약
상파울루의 크라콜란지아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승리의 광장’으로 바뀌었다. 주정부는 중독자 귀향과 재활을 지원하고 한인회와 협력해 주변 치안을 강화했다. 브라질에서 높아진 한국 문화의 위상과 BTS 공연도 한인사회 영향력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5일 브라질 상파울루 산타 이피제니아 지구의 ‘승리의 광장’에서는 10대들이 3대 3 농구를 하고 어린이들이 미끄럼틀과 그네를 이용했다. 775㎡ 규모의 이곳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크랙 코카인 중독자들이 모여 ‘마약의 땅’이라는 뜻의 크라콜란지아로 불렸다. 새 이름에는 마약 문제를 이겨냈다는 의미가 담겼다.
광장은 중남미 최대 교포 밀집지인 봉헤찌로 한인타운에서 불과 550m 떨어져 있다. 약 5만 명이 모여 사는 한인사회는 수천 명의 중독자와 밀매 조직이 주변을 장악하며 악화한 치안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밤이면 중독자들이 한인 상점가에서 노숙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일도 잦았다. 교민 심종우씨는 6년 전 길을 잘못 들어선 뒤 수백 명이 땅에 떨어진 크랙 조각을 찾던 모습을 보고 오랫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중독자들을 다른 지역으로 한꺼번에 옮기려던 2023년 구상은 이전 대상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상파울루 주정부는 지난해부터 중독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열차표를 제공하며 귀향을 권하거나 재활센터 치료를 안내하는 방식으로 인원을 분산했다. 이 과정에서 한인회와 긴밀히 소통하며 주변 치안 관리도 강화했다. 개장식에 참석한 타르시지우 드 프레이타스 주지사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아내의 당부로 한인사회 현안에 각별히 신경 썼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역에서는 브라질에서 커진 한국 문화의 인기가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참교육’과 ‘눈물의 여왕’ 등 한국 드라마가 OTT를 통해 인기를 얻었고, 브라질 여성들이 한국 남성과의 연애를 위해 서울로 향하는 리얼리티쇼 ‘내 한국인 남자친구’도 방영됐다. 오는 10월에는 7만2000석 규모의 상파울루 FC 홈구장에서 BTS 공연이 세 차례 열리며 전 회차가 조기 매진됐다. 상파울루시는 BTS에 ‘도시의 열쇠’를 수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