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화한 폭염, 농축수산물 생산 기반 흔든다
핵심 요약
폭염이 농축수산물 생산과 가격을 반복적으로 흔드는 상시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다. 여름무 가격 급등과 가축 폐사, 양식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냉각 기술은 생산 증대 효과를 보였다. 공동 기반시설과 적응 품종을 갖춘 생산 안정형 농정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폭염이 농축수산물 생산과 장바구니 물가를 해마다 흔드는 상시 위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024년 30.1일, 2025년 29.7일로 역대 최다인 2018년 31.0일에 이어 2·3위를 기록했다. 두 해 모두 평년 11.0일의 2.7배 수준이다. 고온 노출이 길어지면서 생산량과 상품성이 낮아지고 출하 시기, 상품 출하량, 저장 물량까지 달라져 가격 변동 폭이 커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과채류는 개화·수정기의 고온으로 착과율이 떨어지고, 엽채류는 잎 생장과 양분 흡수가 둔화한다. 배추는 결구가 늦어지고 무는 뿌리 성장 저하와 병해·생리장해를 겪는다. 2024년 여름배추 생산량은 15만8000톤, 여름무는 8만6000톤이었다. 같은 해 8~10월 여름무 도매가는 20㎏당 2만3690원으로 전년 대비 58.9%, 평년 대비 49.2% 뛰었다. 저장 물량 부족까지 겹치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
축산과 수산 분야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3일 오전 9시까지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49만3497마리이며 이 가운데 가금류가 93%를 차지했다. 현재 축산물 가격 상승을 폭염만의 영향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폐사가 계속되면 공급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고수온이 반복된 양식 현장에서는 2024년 피해액이 1430억원으로 2012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지 공급 감소에 선별·포장·운송·보관 비용과 유통 마진이 더해지는 구조도 소비자가격 부담을 키운다.
생산 변동성을 줄이는 기술은 현장에서 성과를 냈다. 전북 진안의 시설 상추 농가는 2024년 고효율 양액 냉각기를 설치한 뒤 여름 생산량이 40% 이상 늘고 소득은 약 1.5배 증가했다. 21개 시·군에서 3년간 진행된 시범사업에서도 생산량이 최대 2배 늘었지만 설치비와 전력비를 고려한 보급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당진·고창·고흥·진도·의성에 노지 스마트농업 육성지구를 조성하고 2028년까지 475억원을 투입한다. 자동 관수와 기상관측, 용·배수시설, 통신망, 저온저장시설을 주산지까지 넓히고 고온 적응 품종과 재배 적지 이동을 반영하는 생산 안정형 농정이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