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성장·이별을 담은 어린이책 3권
핵심 요약
일상을 새로운 이미지로 바꾼 동시집 ‘사과가 자꾸 웃어’가 출간됐다. ‘밤의 교실’은 실명 위기와 부모의 이혼을 겪는 정우의 성장을 그렸다. ‘코끼리 고모부’는 가족의 슬픔과 이별을 편견 없는 아이의 눈으로 담았다.
평범한 일상을 낯선 장면으로 바꾼 동시부터 장애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는 성장 만화, 가족의 내면을 바라보는 그림 동화까지 어린이책 세 권이 독자를 만난다. 김세희가 쓰고 정네모가 그린 동시집 ‘사과가 자꾸 웃어’, 김규아의 개정증보판 ‘밤의 교실’, 윤여림과 소복이가 함께 만든 ‘코끼리 고모부’다. 세 작품은 상상과 감각, 수용과 이별이라는 서로 다른 주제를 어린이의 시선으로 풀었다.
‘사과가 자꾸 웃어’는 제5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대상작으로, 다양하면서도 평범한 소재를 기발한 이미지로 되살린 시들을 묶었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조용히 피는 모습에 무궁화가 큰 소리로 피는 장면을 대비하고, 산책길에서는 노래가 걷고 뛰게 한다. 풍선껌의 풍선은 말풍선으로 바뀌며, 주인이 여행할 때마다 거리낌 없이 따라가는 슬리퍼도 등장한다. 심사에서는 능숙함과 신선함, 독특한 관찰과 감각적인 표현, 작품마다 드러나는 반전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비룡소가 펴냈으며 124쪽이다.
볼로냐 라가치상 만화 부문 우수상을 받은 김규아의 ‘밤의 교실’은 새 내용을 보탠 개정증보판으로 출간됐다. 시력이 계속 나빠진 정우는 병원에서 앞을 영영 보지 못할 가능성을 듣고 불안에 휩싸인다. 이후 새로 부임한 늑대 선생님과 만나 해가 진 뒤 시작되는 특별한 음악 수업에 참여한다. 정우는 차츰 어둠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도 자신만의 연주가 가능하다는 점을 깨닫는다. 부모의 이혼과 실명 위기를 삶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성장 과정으로 그렸으며, 늑대 선생님의 사연을 담은 에필로그가 추가됐다. 북스그라운드, 232쪽.
윤여림이 쓰고 소복이가 그린 ‘코끼리 고모부’에서는 아홉 살 하나의 눈에 무뚝뚝하고 덩치 큰 고모부가 코끼리로 보인다. 두 사람은 땅콩죽을 끓이고 진흙을 만들며 나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조금씩 가까워진다. 하나는 고모부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감춰 온 슬픔도 알아 간다. 고모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날에는 가볍게 날아오르는 발랄한 흰 코끼리의 환상을 마주한다. 겉모습과 편견을 넘어 상대의 진짜 얼굴을 알아보는 아이의 시선을 담담하면서도 유쾌하게 펼친 작품이다. 사과잼롱롱, 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