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반등한 극장가, 체질 개선이 관건
핵심 요약
2026년 상반기 영화관 매출이 3700억 원을 기록하며 침체 이후 반등 조짐을 보였다. 대형 흥행작과 한국 영화의 장르 다변화, 문화 소비 쿠폰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속적인 회복에는 상영 환경 개선과 관객 체험 강화, 과잉 시설 조정이 필요하다.
국내 영화관 산업이 장기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영화관 매출액은 3700억 원으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왕과 사는 남자’가 1600만 관객을 모았고 ‘살목지’, ‘군체’, ‘호프’ 등 여러 장르의 한국 영화가 흥행한 데다 정부의 문화 소비 쿠폰도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탰다. 다만 일부 작품의 성과에 기대어 산업 전반의 반전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극장가는 팬데믹 이후에도 이전 규모를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 영화관 매출액은 1조470억 원으로 집계됐고, 관람객은 팬데믹 이전의 절반 수준인 1억 명까지 줄었다. 위기 대응 과정에서 관객 회복보다 티켓과 팝콘 가격 인상에 무게를 둔 전략도 소비자 이탈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3대 멀티플렉스 가운데 하나인 메가박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업계의 경영난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국내 극장 산업은 멀티플렉스 확산과 함께 성장했다. 여러 작품을 동시에 상영해 관객의 선택권과 좌석 회전율을 높였고, 외식과 쇼핑을 결합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의 출점 경쟁으로 2019년 영화관은 500여 개, 스크린은 3000여 개까지 늘었다. 이는 일본의 3500여 개 스크린과 비교해 약 85%에 해당한다. 이후 월 9500원에 약 3000편을 제공하는 OTT가 등장하고 팬데믹 기간 가정 내 영상 소비가 확산하면서 극장의 입지는 빠르게 좁아졌다.
지속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극장을 디지털 플랫폼에서 얻기 어려운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 일반 상영관을 4K·IMAX·돌비 시네마 수준으로 개선해 가정용 영상기기와 차이를 키우고, 배우 무대인사처럼 관객과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호프’는 주연 배우들이 서울과 수도권 극장을 돌며 장기간 무대인사를 진행했고, 초반 혹평 논란 이후 호평으로 흐름을 바꾸는 데 이런 활동이 영향을 미쳤다. 쇼핑·문화 상권과의 결합도 중요해진 만큼 과잉 공급된 극장 가운데 공간 활용이 어려운 소규모 시설의 구조조정과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이 함께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