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량문이 밝힌 서석지의 시작, 1645년
핵심 요약
영양 서석지의 조성 연대가 주일재 상량문을 통해 1645년으로 확인됐다. 정영방의 손자 정요천이 남긴 기록에는 연못을 파고 서석지라 이름 붙인 시점이 명시됐다. 영양군은 정원의 역사성과 지속적인 중수 과정을 세계문화유산 등재 근거로 활용할 계획이다.
경북 영양군 산촌생활박물관이 국가민속유산 ‘영양 서석지’의 조성 연대를 1645년으로 확인했다. 정자 경정의 부속채인 주일재 상량문에서 연못을 파고 서석지라 이름 붙인 시점이 명시된 기록을 찾아낸 결과다. 그동안 알려진 1613년설과 달리 문헌으로 건립 시기를 특정하면서, 영양군이 추진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작업에도 새로운 근거가 마련됐다.
상량문은 영양군이 의뢰한 ‘영양 서석지 세계유산 가치 발굴 기초 연구 용역’ 조사 과정에서 경정의 자양재에 보관된 3점이 확인됐다. 이영재 학예연구사가 내용과 작성 시기를 분석한 결과, 가장 이른 기록은 정영방의 손자인 눌재 정요천이 지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을유년인 1645년에 이 못을 파고 서석지라 이름 붙였다’는 내용이 한문으로 적혀 있었다.
서석지는 조선 중기 학자 석문 정영방이 노년을 보내려고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에 세운 정자 경정에 딸린 정원이다. 정영방은 1608년부터 연당에 별서를 마련해 고향 예천을 오갔으며, 병자호란을 피해 다시 연당에 들어온 뒤 별서 옆에 경정을 짓고 정원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국가유산 관련 기록에는 조성 시점이 1613년으로 전해진다고 적혀 있었지만, 이를 입증할 뚜렷한 문헌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번에 확인된 상량문 3점은 1919년 주일재를 중수할 때 후손들이 선조의 원래 기록을 보고 옮겨 쓴 자료다. 문서에는 17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후손들이 정자와 부속 시설을 계속 중수하고 보수한 과정도 담겼다. 영양군은 이 기록으로 19세기에 정자를 새로 지었다는 일부 의문까지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조성 연대와 건축 이력을 명확히 한 자료를 토대로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힘을 쏟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