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절반 넘게 문 연 채 냉방…단속은 멈췄다
핵심 요약
서울과 수도권 주요 상권 점포의 절반 이상이 문을 연 채 냉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문 냉방에는 약 1.7배의 전력이 들지만 상인들은 고객 유입과 매출을 이유로 영업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고시가 없는 평상시에는 강제 단속이 어려워 과태료 처분은 2016년 여름 이후 이뤄지지 않았다.
폭염이 이어지는 서울 명동에서 출입문을 열어둔 채 에어컨을 강하게 가동하는 이른바 ‘개문 냉방’ 영업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일부 매장은 2층 높이의 출입문 전체를 개방했고, 거리로 흘러나온 찬 공기를 쐬기 위해 가게 앞에 모여 앉은 외국인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주요 상권에서는 조사 대상 점포의 절반 이상이 이런 방식으로 냉방하며 영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문을 닫고 영업하는 점포 주변과 출입문을 개방한 점포 주변의 온도를 각각 측정한 결과도 차이가 뚜렷했다. 닫힌 매장 앞 도로는 높은 온도를 뜻하는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표시됐지만, 맞은편 개문 냉방 점포 주변은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를 나타내는 진한 남색으로 나타났다. 명동 관광 가이드는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곳이 시원해 눈길이 간다고 설명했고, 한 시민은 더위를 식히려고 일부러 매장에 잠시 들어간 경험이 있다면서도 에너지 낭비가 크다고 지적했다.
개문 냉방에 필요한 전력량은 문을 닫고 냉방할 때보다 약 1.7배 많지만, 상인들은 매출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거리로 나온 찬 공기가 보행자의 방문을 유도하고, 결제를 마친 손님도 시원한 매장 안에 머물다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늘막이 많지 않아 체감 더위가 큰 명동 거리에서는 매장 밖으로 퍼지는 냉기가 손님의 시선을 끄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현행 단속은 예비 전력량 부족 등을 이유로 정부가 지시하는 예외적 상황에서만 이뤄진다. 정부 고시가 있어야 지방자치단체가 과태료 부과와 같은 강한 제재에 나설 수 있어, 평상시 구청의 대응은 홍보와 캠페인에 머물고 있다. 실제 개문 냉방 점포에 과태료가 부과된 것은 전력 위기가 예상됐던 2016년 여름이 마지막이었다. 냉방 전력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매출을 중시하는 현장의 선택과 제한적인 단속 체계가 맞물리며 개문 냉방 영업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