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0대3 완패, 흔들린 한국 축구의 자신감
핵심 요약
한국은 2011년 삿포로 한일전에서 일본에 0대3으로 완패했다. 전방 압박에 패스 전개가 막혔고 부상 악재와 핵심 선수 공백까지 겹쳤다. 예선 부진이 이어지면서 조광래 감독은 같은 해 12월 경질됐다.
2011년 8월 10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조광래 감독의 한국 대표팀은 일본에 0대3으로 완패했다. 전술과 체력, 경기 흐름에서 줄곧 밀렸고 유효슈팅도 거의 만들지 못했다. 한국이 한일전에서 3골 차 이상으로 진 것은 1974년 이후 37년 만이었다.
한국은 박주영을 최전방에 세우고 구자철, 이근호, 기성용, 이용래를 중심으로 패스 축구를 시도했지만 일본의 전방 압박에 빌드업이 막혔다. 전반 18분 김영권이 발목을 다쳐 박원재가 투입됐고, 박원재도 얼굴에 공을 맞아 뇌진탕 증세를 보이면서 박주호로 교체됐다. 일본은 전반 35분 가가와 신지의 오른발 슛으로 앞섰고, 후반 5분 혼다 케이스케와 8분 가가와가 연속 득점했다. 김신욱과 염기훈, 윤빛가람, 당시 19세 손흥민이 나섰지만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경기 전 기대는 높았다. 한국은 한일전 통산 40승 22무 12패로 우위였고, 7개월 전 아시안컵 4강 승부차기 패배를 되갚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박주영, 기성용, 구자철, 차두리 등 유럽 무대 선수들이 포진했고, 조 감독이 추진한 세밀한 스페인식 패스 축구도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박지성과 이영표의 대표팀 은퇴, 이청용의 부상 공백 속에 공수 균형이 무너졌고, 기술과 조직력에서도 격차가 드러났다. 박주영과 조 감독은 경기력과 전술을 포함한 모든 면의 완패를 인정했다.
이 경기는 3주 뒤 시작될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을 앞둔 최종 점검 무대였다. 이후 대표팀은 예선에서도 부진했고, 전술 불신과 여론 악화, 선수단 장악 문제가 겹치자 대한축구협회는 레바논 원정 뒤인 2011년 12월 조 감독을 경질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은 대표팀은 쿠웨이트를 꺾고 최종 예선에 진출했다. 당시 국내 축구계를 뒤흔든 K리그 승부조작 사건도 선수단의 사기와 신뢰를 떨어뜨린 배경으로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