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흉기 위협에 맞선 조카, 대법서 판단 뒤집혀
핵심 요약
가위로 위협한 삼촌에게 흉기를 들어 맞선 조카의 유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은 조카의 행동을 계속되는 부당한 공격에 대응한 수동적·소극적 행위로 판단했다. 사건은 무죄 취지로 인천지법에서 다시 심리된다.
과거 성추행 사실을 가족에게 알렸다는 이유로 찾아와 폭행하고 가위로 위협한 삼촌에게 흉기를 들어 맞선 40대 여성의 특수협박 사건이 다시 심리된다. 대법원 1부는 최근 A씨에게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정당행위를 인정해 무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인천지법에 돌려보냈다.
사건은 2022년 A씨의 집에서 벌어졌다. A씨가 어린 시절 삼촌 B씨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가족들에게 폭로하자, 당시 76세였던 B씨가 격분해 A씨의 집을 찾아갔다. B씨는 퇴근하던 A씨를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행했고, 몸싸움 도중 식탁에 있던 가위를 집어 들어 A씨를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는 취지로 위협했다.
A씨는 싱크대에 있던 흉기를 가져와 B씨에게 다가오려면 와 보라는 취지로 말하며 대치했고, 이 행동으로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B씨가 가위를 내려놓은 뒤에도 A씨가 흉기를 들고 있었고, 앞선 폭력이 A씨의 행동 자유를 억압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대응 수단과 방법의 상당성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벌금 3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A씨의 대응을 계속되는 부당한 공격에 맞선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행위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B씨가 예고 없이 찾아와 폭력을 행사한 데 이어 가위로 생명과 신체를 해치겠다고 위협한 상황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특히 A씨가 직접 112에 신고했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추가로 위협하지 않은 채 대치만 했다는 점을 종합하면, 해당 행위는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정당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