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폭력에 흉기 든 조카, 대법서 무죄 취지 판단
핵심 요약
성추행 피해 폭로 뒤 폭행한 삼촌에게 흉기를 든 조카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단을 받았다. 대법원은 조카의 대응이 계속된 부당한 공격을 막기 위한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정당행위라고 봤다. 사건은 인천지법으로 돌아가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다시 심리된다.
어린 시절 성추행 피해를 가족에게 알린 뒤 집으로 찾아와 폭력을 행사한 삼촌에게 흉기를 들어 맞선 30대 조카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단을 받았다. 대법원 1부는 12일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장은 천대엽 대법관이 맡았다.
사건은 2023년 1월 A씨가 어린 시절 삼촌 B씨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가족들에게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에 격분한 B씨는 A씨의 집을 예고 없이 찾아가 주먹을 휘두르는 등 폭행했고, A씨는 흉기를 들어 B씨를 위협했다. 두 사람은 각각 특수협박과 상해 혐의로 기소됐으며, 1심은 A씨에게 벌금 300만원, B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두 사람의 항소로 열린 2심에서 A씨는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은 B씨가 행사한 물리력의 정도가 A씨의 행동 자유를 억압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사건 발생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보고 A씨에게 선고된 벌금 300만원의 집행을 1년간 유예했다. 대법원은 A씨의 대응을 정당행위로 평가하며 이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B씨의 계속된 부당한 공격에 맞선 A씨의 행동이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방어에 해당하며,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상당성·긴급성·보충성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다툼의 발단과 경위상 B씨의 책임이 더 무겁고, A씨의 대응 정도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반면 피해는 A씨가 더 컸다고 봤다. 형법 20조는 법령이나 업무에 따른 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를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한다. 이번 판단은 가정 내 상호 폭력 사건에서 방어적으로 흉기를 든 순간만 분리하지 않고 과거 관계와 폭력성, 공포심, 추가 피해를 막아야 했던 상황까지 종합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