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유족에서 법조인으로…곽진경씨의 다짐
핵심 요약
산재로 아버지를 잃은 곽진경씨가 제3회 로스쿨·변호사시험 수기 공모전 대상을 받았다. 공인노무사로 노동·산재 사건을 다루던 그는 업무상 한계를 느껴 전북대 로스쿨에 진학했다. 곽씨는 사건보다 사람을 먼저 보고 의뢰인의 곁을 끝까지 지키는 변호사를 꿈꾸고 있다.
산업재해로 아버지를 잃은 뒤 노동 현장의 약자를 돕는 길에 들어선 곽진경씨가 제3회 로스쿨·변호사시험 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2학년인 곽씨는 10일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사건의 외형보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먼저 살피고, 의뢰인에게 마지막까지 곁을 지키겠다고 말할 수 있는 변호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곽씨는 2019년 스물일곱 살 때 산업재해 사고로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회사 측과 민형사 합의서에 서명한 날, 모든 절차가 끝났으니 사장과 웃으며 악수하라는 법률대리인의 말은 깊은 상처로 남았다.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회사의 책임뿐 아니라 유족의 고통을 헤아리지 않는 태도까지 직접 겪은 그는 법이 차가운 조문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분쟁으로 다친 삶을 대하는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
법률가를 향한 첫걸음은 공인노무사였다. 곽씨는 2022년 말 시험에 합격한 뒤 노동·산재 사건을 맡아 사망 노동자 유족의 이야기를 듣고 그 고통을 존중하려 힘썼다. 그러나 임금 체불 사건의 조사에 동행했다가 고소 절차로 바뀌자 대리인 자격이 없어 의뢰인과 함께 나와야 했다. 자신이 확보한 자료와 작성한 서면을 사건이 끝날 때까지 직접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도 법률 지원의 한계로 다가왔다.
곽씨는 노무사 업무와 입시 준비를 병행한 끝에 지난해 산재 유족 특별전형으로 전북대 로스쿨에 합격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아버지가 다시 한번 자신의 길을 이끌어 줬다고 받아들였다. 초심이 흔들릴 때마다 아버지를 방향을 잡아 주는 마음속 ‘키잡이’로 떠올리며, 사람이 있기에 사건도 생긴다는 원칙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이날 시상식에는 박수영 전북대 로스쿨 원장과 홍대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