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996’ 언급에 노동권 논란
핵심 요약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중국의 996 근무제를 거론하며 노동시간 규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발언은 반도체 연구·개발을 넘어 산업 전반의 주 52시간 규제 완화 인식으로 이어졌다. 중국에서도 불법인 장시간 노동 관행을 정책 사례로 든 것을 두고 노동권과 건강권 우려가 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중국 기업의 장시간 노동 관행인 ‘996 근무제’를 사례로 들며 주 52시간 근무제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하는 방식을 반도체 산업의 중국 추격 대응과 연결한 발언으로, 중국 노동당국도 불법으로 규정한 관행을 정책 논거로 삼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장관은 지난 6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일하려는 사람의 의지를 제도가 막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며, 노동시간 규제 문제는 반도체 연구·개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정이 추진하는 메가특구특별법에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두는 수준을 넘어 산업 전반에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김 장관은 기업인 시절 중국의 한 정보기술 기업 대표에게 들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해당 기업이 996 근무제를 시행하려 하자 직원들이 경쟁에서 이기려면 더 일해야 한다고 요구해 퇴근 시간을 자정으로 정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중국 개발자들은 장시간 노동의 위험을 알리는 ‘996.ICU’ 운동을 벌였고,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도 2019년 이를 옹호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996 근무제는 중국 안에서도 규제 대상인 불법 노동 관행이며 과로사 문제와 함께 논란이 이어져 왔다. 노동시간 제한은 노동자의 의사만이 아니라 건강권과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추가 근무 의향을 곧바로 자발적 선택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반도체 경쟁력 강화 방안 역시 장시간 노동 확대보다 창의성에 기반한 기술 혁신을 중심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