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3년 만에 현대 건축으로 재탄생…'문턱 낮춘' 강릉 인월사
핵심 요약
강릉 인월사가 산불 전소 3년 만에 현대 건축으로 재탄생해 '열린 사찰'로 자리매김했다. 세계건축상 대상을 받은 새 사찰은 경사와 단차를 없애 접근성을 높이고, 명상 공간을 개방해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주지 스님은 치유농장 등으로 문턱을 더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강원 강릉시 저동에 위치한 인월사가 2023년 4월 산불로 전소된 지 3년 만에 현대 건축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지난달 27일 낙성식을 가진 이 사찰은 전통 복원 대신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지향하며, 불교 신자는 물론 종교와 무관한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지 재범 스님은 "절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고 밝혔다.
새 인월사는 지난 3월 제53회 세계건축상 대상을 수상했다. 건물은 부처의 눈썹을 형상화한 곡선으로 배치됐고, 외벽은 화엄 사상을 상징하는 오색 블록 '인드라 월'로 장식됐다. 중앙에는 자신을 비춰보는 의미의 '카르마의 거울' 연못이 조성됐으며, 명상 공간인 담마센터는 종교와 관계없이 개방됐다. 재건 과정에서 일주문부터 법당까지의 경사와 단차를 없애 휠체어 이용자, 노약자, 어린아이도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동선을 설계했다.
인월사는 산불 이전 신도 외에는 거의 방문하지 않던 작은 사찰이었다. 주지 스님은 설계 과정에서 윤경식 건축가와 '덜 종교적이되, 더 부처 닮은 사찰'을 짓자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그 결과 전통 사찰 대신 미술관이나 전시관을 연상시키는 현대 건축으로 완성됐다. 주말 기준 하루 평균 70∼80명, 많으면 150명 안팎이 찾으며, SNS와 블로그, 유튜브를 보고 방문하는 이들이 늘었다. 여름 휴가철에는 경포와 안목해변, 중앙시장을 둘러보는 여행 동선에 인월사를 포함하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
명상 공간도 문턱을 낮췄다. 과거 6박 7일 침묵 수행 프로그램은 산불로 숙소가 전소되면서, 현재는 누구나 원하는 시간만큼 머물 수 있는 '타임 명상실'로 운영 방식을 바꿨다. 5분만 쉬거나 한 시간 명상해도 되고, 방법을 몰라도 조용히 앉아 있으면 된다. 방문객 증가로 신도들이 번잡함을 느끼자 월요일을 휴무일로 정해 관리 시간을 확보했다. 재범 스님은 앞으로 절의 밭을 활용한 치유농장 프로그램을 운영해 어르신, 장애인, 학생들이 텃밭을 가꾸며 치유와 명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