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병이 남긴 인연, 70여 년 만에 ‘킴’ 찾는다
핵심 요약
한국전쟁 당시 미군 사진병과 인연을 맺은 한국인 소년 ‘킴’을 찾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병의 아들은 킴을 부친의 기억을 공유한 형제 같은 존재로 여기며 직접 만나기를 희망했다. 국가보훈부는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현재 80대 후반 이상으로 추정되는 킴에 관한 제보를 받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미 해병대 사진병과 우정을 나눈 한국인 소년 ‘킴’을 찾는 작업이 시작됐다. 참전용사 고 로버트 H. 모지어의 아들 로버트 P. 모지어는 6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보훈콘퍼런스에서 킴을 아버지의 기억을 함께 간직한 형제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는 킴과 만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면 오랫동안 남아 있던 삶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친 모지어는 1951년부터 1952년까지 한국에 파견돼 사진병으로 복무했다. 당시 15세가량이던 킴은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뒤 미군 캠프에서 심부름을 하고 음식과 옷을 얻었다. 사진과 배움에 관심이 많았던 킴에게 모지어는 몇 달 동안 여러 가지를 가르쳤고, 가까워진 뒤에는 킴의 집에서 어머니와 할아버지, 누이도 만났다. 1953년 발간된 내셔널지오그래픽에는 모지어가 촬영한 킴의 환한 미소가 남아 있다.
모지어는 귀국을 앞두고 킴의 입양까지 고민했지만,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성장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뜻을 접었다. 아들 모지어는 17세 때 부친을 여의어 그를 한 사람으로 깊이 이해할 기회가 부족했고, 훗날 부친이 사진과 글을 기고한 잡지를 살펴보며 킴과의 인연을 알게 됐다. 부친의 영향을 받아 공직을 택한 그는 현재 버지니아주 라우던 카운티 부보안관으로 지역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80대 후반에서 9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킴을 찾기 위해 국가보훈부는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제보를 받고 있다. 모지어는 킴이 소식을 접한다면 곧바로 한국에 가서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 21회째인 국제보훈콘퍼런스는 처음으로 해외에서 열렸으며 미국이 첫 개최지가 됐다. 미국·튀르키예·프랑스·필리핀·태국의 보훈 당국자와 참전용사 가족, 한미 역사 교사 등 200여 명은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억하고 22개 참전국의 연대를 이어갈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