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급등에도 남은 과제, 증시 체력 키워야
핵심 요약
코스피가 사상 최대 상승폭으로 급반등했지만, 변동성 확대 속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났다. 외국인은 5월 초부터 7월 초까지 100조원 넘게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는 레버리지 ETF 등으로 약 56조원 손실을 봤다. 정부는 레버리지·신용거래 관리 강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으로 증시 체력을 키워야 한다.
코스피가 31일 하루 상승폭으로 사상 최대인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에 장을 마감하며 기록적인 급락 후 급반등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반등에도 투자자들은 안심하기 어렵다.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한국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올해 초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코스피는 7월 들어 급격한 조정을 받으며 한 달간 22% 하락해 주요국 증시 중 하락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매수에 나선 동안 외국인들이 꾸준히 차익을 실현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가파르게 오르던 5월 초부터 7월 초까지 두 달 남짓한 기간에 100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2분기 하루 평균 외환거래액이 1214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외국인 자금 유출을 방증한다. 급락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패닉 셀을 쏟아낼 때 저가 매수에 나선 것도 외국인이었다. 외국인 자금 유출입이 반복될 때마다 환율 변동성이 커졌고, 그 부담은 국내 경제 전반에 전이됐다.
손실은 결국 개인투자자들의 몫이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증시 조정 과정에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로 약 56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신용거래로 빚을 내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의 반대매매 누적액도 7월 한 달간 8000억원에 육박한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밸류에이션 조정, 중국 반도체 부상 등 대외 변수가 최근 증시 급등락의 방아쇠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시장 과열을 조장하고 위험성이 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허용한 정부 정책이 변동성을 키운 배경이 됐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정부는 이제라도 레버리지와 신용거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이익 성장이라는 정공법으로 증시 체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이번 사태는 단기 부양책보다 시장의 근본적인 안정성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외국인 자금 의존도를 낮추고 개인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등 구조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유사한 변동성이 재발할 때마다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반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