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숲과 공동체를 기록한 ‘그린 콘크리트’
핵심 요약
‘그린 콘크리트’가 개포동 아파트 단지의 철거와 나무들의 운명을 7년에 걸쳐 기록했다. 영화는 재개발 과정에서 사라지는 주민의 기억과 공동체, 도시 생태에 주목한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은 8월 19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이성민 감독의 103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그린 콘크리트’가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철거되는 과정과 그곳에서 수십 년간 자란 나무들의 운명을 담아 8월 19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작품은 재개발의 찬반을 가르는 대신 도시가 새롭게 바뀌는 동안 사라지는 생태적 환경과 주민들의 기억, 이웃 간 유대에 시선을 맞춘다.
촬영은 2017년부터 7년에 걸쳐 진행됐다. 단지에서 성장한 이 감독은 철거 전에 익숙한 공간을 남기려는 개인적 기록으로 작업을 시작했지만, 옛 주민들이 사진과 추억을 보태면서 공동의 기억을 모으는 프로젝트로 확장했다. 이주 안내 현수막이 걸렸던 자리에는 중장비와 굴착기가 들어서고, 오랫동안 그늘을 드리운 나무들은 땅에서 뽑혀 나간다.
영화 속 옛 주민들은 사람이 빠져나간 단지를 다시 찾아 버려진 창문 너머를 바라보고, 제거된 나무를 다른 곳에 옮겨 심을 수 있는지 작업자에게 묻는다. 주민들에게 나무는 단순한 조경물이 아니라 동네에서 함께 성장하며 생활의 기억을 품은 존재였다.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견디는 효율적 주거이자 중요한 자산으로 자리 잡은 아파트가 정서적·생태적 유산도 간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린 콘크리트’는 금융적 가치가 생태와 감정의 유산을 압도할 때 무엇이 소실되는지, 끊임없이 변하는 도시에서 공동체의 역사를 어떻게 기록하고 보존할지를 질문한다. 이 감독은 베어진 나무의 목재로 공공미술 추모물을 만들며 기록을 공간 밖으로 이어갔다. 작품은 제20회 EBS국제다큐영화제 인더스트리 초이스상과 제22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경쟁 특별언급을 받았고, 2025년 그린필름네트워크어워드 장편영화상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