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 통합론, 40개국 조사와 맞지 않는 해외 사례
핵심 요약
국회 입법조사처가 조사한 40개국 중 사관학교를 운영하는 35개국에서 분리형 12개국, 통합형 13개국, 혼합형 10개국으로 집계됐다. 병력이 20만명 이상인 10개국에는 통합형이 없었고, 한국 병력은 지난해 기준 45만명으로 조사 대상 중 네 번째로 많았다. 해외 운영 현황과 한국의 병력 규모를 고려해 사관학교 통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을 공론화한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분리 운영 국가는 주요 몇 나라뿐이고 통합 운영국은 많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가 조사한 40개국 현황에서는 분리형과 통합형이 비슷한 규모로 확인돼, 통합론의 근거로 든 해외 사례를 다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 대상 40개국 가운데 35개국이 사관학교를 운영했다.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한국 등 12개국은 군종별 학교를 둔 분리형이었고, 캐나다·벨기에 등 13개국은 통합형이었다. 독일·일본을 포함한 10개국은 일정 기간 공통 교육을 받은 뒤 군종별 교육을 이어가는 혼합형으로 분류됐다. 따라서 분리형은 소수라는 설명은 조사 결과와 거리가 있다.
병력 규모별로 보면 20만명 이상을 보유한 10개국 중 7개국이 분리형, 3개국이 혼합형이었으며 통합형은 없었다. 반면 병력 10만명 미만인 18개국에서는 통합형이 12개국으로 가장 많았다. 통합형 가운데 병력이 가장 많은 나라는 7만7000명의 캐나다였고, 나머지는 발트해 3개국과 벨기에·스웨덴·슬로바키아 등 유럽 중소국이었다.
지난해 기준 한국 병력은 45만명으로 조사 대상국 중 네 번째로 많았으며, 프랑스의 두 배, 영국의 네 배였다. 이 규모를 고려할 때 유럽 중소국의 통합형을 한국의 모델로 삼는 데에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다. 통합 추진에 ‘육사 벌주기’나 ‘내란 책임 씌우기’ 의도가 있다는 의심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해외 현황 설명의 정확성은 더욱 중요하다. 사관학교 통합은 조사 결과와 한국의 여건을 토대로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