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식당마다 다시 식당…자영업 악순환 심화
핵심 요약
폐업한 음식점 자리에 같은 업종이 다시 들어서는 회전문 창업이 확산하고 있다. 음식점 매출 감소와 치킨집·빵집·카페의 폐업 증가 속에 세금 체납과 낮은 임금도 심화했다.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 AI·디지털 전환을 아우르는 자영업 구조 개선이 요구된다.
장사가 안돼 문을 닫은 음식점 자리에 같은 업종이 다시 들어서는 ‘회전문 창업’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점포는 주변에 오피스가 밀집해 있는데도 입점한 음식점마다 1년을 버티지 못했다. 직전 운영자는 약 3년 동안 간판을 네 차례 바꾼 끝에 폐업했고, 그 자리에는 또 고깃집이 문을 열었다. 대체 일자리 부족과 낮은 진입 장벽, 가족 고용의 용이성이 음식점 창업을 반복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2021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폐업 후 같은 업종으로 재창업한 점포 가운데 한식이 2만1780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이 140곳으로 최다였고 부산 연제구 연산동 136곳, 서울 강서구 화곡동 129곳, 인천 부평구 부평동 128곳, 미추홀구 주안동 127곳 순이었다. 봉천동에서는 전체 1149개 점포 중 140곳이 같은 업종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기존 후드와 배관, 주방 집기, 테이블을 활용하면 투자비가 적어 보이지만, 낮은 권리금과 이전 점주의 폐업 원인·실제 매출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창업은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 음식점 매출은 2023년 84조166억원에서 2024년 81조2101억원, 지난해 78조4249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38조4178억원에 그쳤다. 치킨집 폐업은 2020년 8172건, 지난해 8227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7305건을 기록했다. 빵집은 2020년 2051건에서 지난해 3378건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 3139곳이 닫았다. 카페도 2020년 1만1866건, 2024년 2만291건, 올해 상반기 1만8350건으로 폐업이 이어졌다. 서울의 60대 빵집 운영자는 하루 생산량을 350개에서 200개 수준으로 줄이고 제빵기사 없이 직접 빵을 굽기로 했다.
음식점업 부가가치세 체납은 2021년 10만9078건·2067억원에서 2024년 17만9271건·3904억원으로 약 64% 늘었다. 강남구의 한 순댓국집 운영자는 직원 급여와 임차료, 식재료비를 먼저 지급하다 세금이 밀려 계좌와 차량이 압류됐고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숙박·음식점업 평균 월급은 192만원으로 전 산업 중 유일하게 200만원을 밑돌았으며 시간당 임금총액도 1만4670원에 머물렀다. 단순 인건비 지원을 넘어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 자영업자의 AI·디지털 전환과 근로자의 디지털 직무 역량을 함께 지원하는 구조 개선이 과제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