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 증세, 임대차·중저가 시장 압박
핵심 요약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 확대가 세입자의 계약갱신과 주거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가주택 증세 논의 이후 마포와 성동 등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지역에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세제개편안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임대차 시장과 지역별 수급에 미칠 영향을 함께 검토받게 됐다.
정부가 지난 3일 내놓은 세제개편안이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매매 비용을 높이면서 임대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 부담을 줄이려는 집주인이 임대한 주택에 직접 거주할 경우 기존 세입자는 계약갱신 요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집을 비워야 한다. 고가주택에 집중된 증세를 피해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함께 나타났다.
개편안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을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임대차 계약을 마친 세입자는 원칙적으로 2년 더 거주할 수 있지만 집주인이 실거주를 요구하면 갱신이 제한된다. 자녀 교육 등의 사정으로 임차 생활을 계속해야 하는 집주인이 늘어난 세금을 임대료에 반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집주인이 떠난 임차 주택이 새 매물로 나와 전체 임대 물량에는 변화가 없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지방에 주택을 보유한 세입자가 서울의 자기 집으로 이동하면 전월세 수요가 집중된 서울의 임대 물량은 줄고, 공급이 이미 많은 지역에는 매물이 추가될 수 있다. 이 경우 수요와 공급의 지역별 불일치로 서울 등 전월세 수요가 높은 곳의 세입자에게 부담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매매시장에서는 고가주택 증세 논의가 본격화한 뒤 마포·용산·성동 등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8월 3일까지 일주일 동안 아파트값은 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초가 0.02%, 강남이 0.01% 올라 보합권에 머문 반면 마포는 0.39%, 성동은 0.16% 상승했다. 세제개편안의 후속 논의는 국회에서 진행되며, 공급 대책 없이 세금 조정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지를 둘러싼 검토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