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인간을 다시 묻는 두 작가의 시선
핵심 요약
북서울미술관이 인간의 불완전성을 창작의 조건으로 조명하는 ‘휴먼 에러’를 개막했다. 오인환은 사회 체계와 집단 정체성의 균열을, 장서영은 노화·질병·죽음이라는 신체의 한계를 탐구한다. 전시는 연계 프로그램과 함께 10월 25일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인공지능이 이미지와 영상, 음악까지 만들어내며 인간의 창작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13일 2026 타이틀 매치 ‘오인환 vs. 장서영: 휴먼 에러’를 개막했다. 전시는 신체와 정신의 불완전함에서 생기는 오류를 결함이 아니라 인간의 고유한 조건이자 창작을 가능하게 하는 힘으로 바라본다.
개념적·참여적 작업을 이어온 오인환은 ‘하나가 아닌 우리, 하나가 아닌 나’를 내세워 정상성과 보편성으로 개인을 분류하는 사회 체계에 균열을 낸다. 5채널 영상 ‘칼군무’는 다섯 댄서의 정교한 군무와 가슴에 단 카메라가 포착한 각도·정지·흔들림의 차이를 나란히 드러낸다. 7채널 영상 설치 ‘애교 프로젝트’에서는 20대부터 60대까지 남성 배우 15명이 여성에게 주로 요구돼온 애교를 연기하며 몸짓과 태도가 젠더 규범으로 굳어지는 과정을 낯설게 제시한다.
영상과 설치로 질병, 노화, 죽음을 다뤄온 장서영은 ‘실리콘 바니타스’라는 주제 아래 신체 내부의 오류를 살핀다.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과 삶의 덧없음을 성찰하는 바니타스를 결합해 완전성과 영속성을 좇는 기술 문명과 늙고 병들어 죽는 몸을 대비한다. ‘폴룩스의 거울’은 전래동화 ‘손톱 먹은 들쥐’에서 출발해 인간을 모방하는 AI와 몸속에서 증식하는 악성 신생물을 겹치고, 인간과 대체 존재의 경계 및 전달될 수 없는 인간의 고통을 묻는다.
인류가 멸종한 먼 미래를 그린 ‘이 기억’에서는 폐병원을 떠도는 ‘자율주행 케이크’가 촛불을 꺼줄 누군가를 찾아다니며 인간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기억과 공허를 보여준다. 미술관은 사람과의 만남과 참여로 완성되는 오인환의 작업을 ‘살갗’, 몸속의 이질적 감각을 다루는 장서영의 작업을 ‘내장’에 비유했다. 두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와 대학생·청소년 대상 감상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전시는 10월 25일까지 무료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