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무기력 회복, 생각보다 몸 관리가 먼저
핵심 요약
과도한 불안과 반복적인 반추는 직장인의 활동 에너지를 떨어뜨려 무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과 뇌의 연결을 고려하면 미역국이나 곰탕 같은 식사를 통한 신체 관리가 마음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불안을 억누르기보다 힘든 감정을 수용하고 변동 폭을 줄이는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진료실을 찾는 직장인들의 호소가 우울감 중심에서 불안과 무기력으로 달라지고 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도한 불안이 행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소진해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만사가 귀찮은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음의 회복을 위해 생각만 바꾸려 하기보다 몸의 상태와 식사를 먼저 살피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불안은 위험을 예측하고 대비하게 하는 기능이지만, 지나치면 걱정과 후회, 부정적인 생각을 반복하는 ‘반추’를 일으킨다. 쉬는 동안에도 업무를 걱정하고 귀가 후 내일 할 일을 되새기면 긴장이 풀리지 않아 활동 에너지가 떨어진다. 약 35년간 환자를 진료한 윤 교수는 마음의 문제와 신체 대사가 분리돼 있지 않으며, 내과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소화불량이 정신건강의학적 처방 뒤 나아지는 사례도 확인했다.
장과 뇌를 잇는 장·뇌 축 연구가 쌓이면서 장은 소화기관을 넘어 신경계와 면역 반응이 함께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이해되고 있다. 장이 규칙적으로 움직여 영양소를 흡수하고 불필요한 염증 반응을 줄이는 과정은 마음의 안정과도 연결된다. 속이 불편하고 불안한 날에는 미역국으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체력이 바닥난 날에는 곰탕의 단백질과 따뜻한 국물로 에너지 회복을 돕는 방식이 현실적인 관리법으로 제시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산업·기술 환경이 급변하고 인공지능 시대의 정보 처리와 의사결정 압박까지 커지면서 직장인의 뇌에는 과부하가 누적됐다. 집중력과 감정 조절, 판단력이 함께 흔들리는 ‘브레인 프라이’ 상태다. 불안을 완전히 없애거나 억지로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꾸려 하면 새로운 반추와 자책이 시작될 수 있다. 힘든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마음의 출렁임 자체보다 진폭을 줄이는 것이 회복의 현실적인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