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도 보상막막…취약가구 보험 공백 여전
핵심 요약
노후 다세대주택과 취약가구가 화재보험 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취약계층의 정확한 가입 규모조차 집계되지 않고 보험료와 가입 문턱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부 지자체가 단체보험을 지원하지만 예산 제약과 화재 예방 대책이 과제로 남았다.
전국에서 화재로 인한 소방 출동이 하루 평균 110여건에 이르지만, 피해 복구를 위한 주택화재보험 가입은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공간이 좁고 전기 설비가 낡은 노후 다세대주택은 화재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데도 상당수가 보장 사각지대에 놓였다. 지난달 9일 초등학생 남매가 숨진 서울 은평구 다세대주택의 피해 가정도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다.
화재가 발생한 임대주택에서는 세입자에게 배상을 요구하기 어려운 집주인이 복구비를 직접 부담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현행 법령상 16층 이상 아파트는 화재단체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15층 이하 아파트나 150세대 이상 주택에는 재난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가 적용된다. 화재단체보험은 피해 가구의 재산 손실과 이웃집 피해를 보전하고, 재난배상책임보험은 다른 가정에 끼친 피해의 배상을 지원한다.
취약계층은 화재 위험이 높아 보험료가 비싸질 가능성이 있고, 가입 단계에서도 제약을 겪는다. 기초생활수급자가 거주 주택을 소유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보험 가입을 거절당하는 경우도 있다. 가입 현황을 보여줄 통계도 부족하다. 지난해 장기보험을 제외한 일반 화재보험에 가입한 단독·연립주택과 아파트는 31만6438가구였지만, 이 가운데 취약계층 가구가 얼마나 되는지는 집계되지 않았다.
경기도와 전남광주, 충남, 인천 서해구·검단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를 마련해 취약계층의 단체 가입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12월부터 37만9813가구가 자동 가입되는 화재안심보험을 운영했으며, 지난 6월 기준 투입 예산의 50.4%가 보험금으로 지급됐다. 2010년 지원을 시작한 전남광주는 예산 범위에서 기초생활수급 9만2900가구의 6.2%만 선별 지원하고 있다. 전국 확대에는 예산 제약이 남아 있으며, 보험료율 상승을 막기 위해 가정 내 화재 위험을 낮추는 사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과제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