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실·소아 병동 덮친 간호 인력난
핵심 요약
산과와 소아과에서 간호사 퇴사와 신규 채용 부진이 겹치며 남은 인력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분만실 병상 10개당 간호사는 2023년 14.5명에서 2025년 12.5명으로 감소했다. 강도 높은 교대근무와 감정노동, 법적 부담에 비해 보상이 부족해 숙련 인력 확보를 위한 지원이 요구된다.
산과와 소아과에서 간호 인력 이탈과 채용난이 동시에 심화하고 있다. 경기 평택시의 한 산부인과에서는 최근 1년간 새로 뽑은 간호사 7명 가운데 6명이 퇴사했다. 지난달 낸 채용 공고에는 한 달 동안 지원서가 한 장도 접수되지 않아 관리 업무를 맡던 55세 간호과장까지 분만실 근무에 투입됐다. 남은 인력의 담당 환자와 업무량은 두 배 넘게 늘었다.
경기 남부의 다른 산부인과도 1년 사이 간호사 4명이 떠났고, 분만실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경력 지원자는 1명뿐이었다. 한 분만병원은 수간호사 퇴직 후 두 달째 후임을 구하지 못해 기존 간호사들이 2교대로 야간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경남 거제시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은 2년 넘게 상시 채용했지만 지원자가 10명에 그쳤고, 이 중 8명은 면접 뒤 근무를 포기했다.
분만실 병상 10개당 간호사는 2023년 14.5명에서 2024년 13.0명, 2025년 12.5명으로 감소했다. 신생아실도 2023년 4.8명에서 지난해 4.5명으로 줄었다. 두 분야는 24시간 교대 관찰과 응급 대응이 필요하지만 민원과 감정노동, 법적·심리적 부담까지 크다. 소아 정맥 주사는 난도가 높고, 산모 출혈이나 신생아 상태 악화는 빠르게 진행돼 작은 처치나 관찰의 문제도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보상은 업무 부담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역 병원의 초임 간호사 연봉은 진료과와 관계없이 대체로 3000만~4000만원대이며, 필수의료과 별도 수당은 드물다. 서울 노원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간호사는 하루 20명이 넘는 외래 환자를 맡고 아침부터 밤 11시까지 근무하고 있다. 숙련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분야여서 경력자가 떠나면 남은 인력의 부담이 커지고, 근무조를 구성하지 못한 병원은 의사가 있어도 병상을 줄이거나 진료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 인력 유지를 위한 채용 인센티브 등 공적 지원 확대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