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길 따라 300㎞…통일 향한 열 번째 발걸음
핵심 요약
통일걷기 참가자 30여 명이 화천에서 철원으로 향하는 8일 차 여정을 이어갔다. 10주년을 맞은 참가자들은 폭염과 통증을 견디며 DMZ 인근의 자연과 분단 현장을 함께 걸었다. 약 300㎞의 대장정은 14일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마무리된다.
‘2026 통일걷기’ 참가자 30여 명이 9일 새벽 강원 화천군에서 “화이통”을 외치며 8일 차 여정을 시작했다. 2017년 출범해 10주년을 맞은 행사는 민간인 출입통제선을 따라 걸으며 평화와 통일의 길을 잇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지난 2일 고성 통일전망대를 출발했으며, 14일 경기 파주 임진각에 도착할 때까지 12박 13일 동안 약 300㎞를 걷는다.
이날 행렬은 화천에서 철원으로 향했다. 전날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참가자 일부는 땀띠와 습진, 햇빛 화상을 겪었지만 아침 기온이 19도 안팎으로 내려가면서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최연소 참가자인 양하람(17)군은 더위로 힘들었지만 3년 전 완주의 뿌듯한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도전에 나섰다. 은퇴 후 참가한 황춘길 씨는 자연 속을 걸으며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얻었다고 말했다.
길 주변에는 짙은 숲과 꽃, 벌과 나비 등이 이어졌고 구렁이 허물과 독사, 벌집처럼 도심에서 접하기 어려운 모습도 나타났다. 농업용수 공급 저수지였던 철원 용양보는 DMZ에 포함된 뒤 자연습지로 자리 잡았으며, 오래된 출렁다리와 가마우지가 어우러진 풍경을 드러냈다. 생태 해설을 맡은 국립생태원 서형수 박사는 보존 상태가 뛰어나 학술적으로도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참가자들은 분단의 현장을 지나며 통일 이후의 모습을 그렸다. 유순금(69)씨는 하모니카로 ‘아리랑’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연주했고, 10년 연속 참가한 생태 작가 김담(60)씨는 포성과 총성 대신 새와 짐승 소리가 들리는 숲을 바랐다. 의료지원에 나선 김수민 씨와 행렬에 동행한 이인영 의원도 참가자들의 연대와 걸음의 의미를 되새겼다. 사단법인 통일걷기와 CBS가 공동 주관하고 국회의원 95명이 공동주최한 행사는 14일 임진각에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