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해축 철도·가스관, 남북 협력 새 카드로
핵심 요약
서울-베이징 고속철도와 광역두만강개발계획은 북한과 러시아의 유보적 태도로 단기 실현이 쉽지 않다. 중국 자본·러시아 기술·북한 노동력을 결합한 동해안 고속철도와 가스관 병행 건설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을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력 논의의 계기로 활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서울과 베이징을 잇는 고속철도와 광역두만강개발계획 연계 협력이 ‘4대 평화교류 프로젝트’의 주요 사업으로 제시됐지만, 북한과 러시아의 신중한 태도로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중국 자본, 러시아 기술, 북한 노동력을 결합해 북한 동해안에 고속철도와 가스관을 함께 건설하는 방안이 남북관계 정상화를 촉진할 대안으로 부상했다.
서울-베이징 고속철도는 한국이 중국·몽골과 조율하고 있으나 북한은 평양 통과에 따른 외부 사조 유입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 철도 개보수는 2001년 8월 푸틴-김정일 모스크바선언 제6항과 이듬해 북·러 철도 협력 협정에 담겨 러시아의 동의도 필요하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2002~2003년 네 차례 북한 철도를 실사한 뒤 하산-라진 구간을 정비했고, 2014년 10월 동평양역에서 내선 철도 개건에 착수했으나 담당 회사의 파산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기존 북·러 합의 자체는 폐기되지 않았다.
광역두만강개발계획은 1991년 두만강개발계획으로 출발한 뒤 36년째 뚜렷한 진전을 내지 못했다. 소련 해체기의 러시아는 극동 개발에 참여할 여력이 부족했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도 경계했다. 중국이 최근 적극성을 보이는 것과 달리 러시아와 북한의 태도는 여전히 유보적이다.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러 비공식 회의에서도 중국의 두만강 하구 차항출해가 일본과 미국의 우려를 키우고 동해·북태평양의 군사적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쟁점을 놓고 중·러 전문가들의 견해가 갈렸다.
동해안 병행 건설안은 북·중·러의 이해가 맞물린다는 점에서 기존 구상과 차별화된다. 중국은 시베리아힘-1 가스관으로 들여오는 천연가스의 잉여분 10%를 북한에 공급할 수 있고, 러시아는 철도·가스관·전력망을 연결하는 한반도-러시아 ‘3통’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북한에는 만성적인 에너지난 완화와 원산 갈마리조트 활성화를 위한 교통 기반이 될 수 있다. 북방 3국의 참석이 예상되는 다음 달 초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은 이 구상을 남북관계 개선의 협상 카드로 구체화할 계기로 꼽히며, 정부 대표단 파견 필요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