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식 명칭 논쟁에 통일 원로들 “30년 관행”
핵심 요약
통일 자문기구는 북한의 공식 명칭이 30여 년간 남북 문서 100여 건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6·15 남북공동선언과 1988년 유엔 연설, 1995년 언론계 보도 지침에도 같은 명칭이 등장했다. 정부는 독자 추진 대신 정치적 논쟁을 고려한 사회적 공론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남북관계 전문가와 전직 통일부 장관들로 구성된 통일 자문기구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회의를 열고, 북한의 공식 명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사용하는 일이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 명칭은 지난 30여 년간 100건이 넘는 남북 합의문과 관련 문서에 이미 쓰였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임동원 전 장관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이 남측과 북측을 각각 공식 명칭인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표기했다고 짚었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명한 이 합의는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 완화, 한반도 평화 구축을 지향했다. 임 전 장관은 북한이 스스로 사용하는 ‘조선’이라는 호칭도 새롭지 않다며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도 1991년 이후 작성된 남북 문서 100여 건에 북한의 공식 명칭이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88년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지칭한 사례를 제시했다. 정 장관은 기자협회와 프로듀서·연출가 단체, 언론노조가 1995년 마련한 보도 지침에도 같은 명칭을 사용하도록 한 내용이 담겼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이번 주 초 정책 설명에서 상대를 존중하고 신뢰를 쌓는 방안으로 북한의 공식 명칭 사용을 제안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은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며 신중한 준비를 주문했다. 통일부도 해당 방안을 독자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명칭 사용 문제는 과거 남북 문서의 관행과 현재의 정치적 파장을 함께 검토하는 공론 과제로 넘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