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증파 가능성에 우크라 무기지원론 재부상
핵심 요약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5만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군의 드론전 경험과 탄도미사일 실전 자료 축적이 한국 안보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내의 신중론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카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5만명의 병력을 추가로 보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원칙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8일 북한군 배치 규모가 초기 수백 명에서 수천 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3만~5만명을 러시아 영토에 추가 배치하는 결정이 내려졌다며 한국에 방공 무기 체계 지원을 요청했다. 5만명 증파가 현실화하면 기존 파병 규모의 세 배가 넘는 병력이 실전에 투입된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파악한 2024년 이후 북한군 투입 규모는 약 1만4000명이며, 이 가운데 사상자는 7000명에 이른다. 태영호 전 의원은 전장에서 돌아온 북한군이 실전 경험을 토대로 대남 전술과 교범을 바꿀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국군이 드론작전사령부를 사실상 축소하기로 한 상황에서 북한 부대는 치열한 드론전 전술을 익힌 뒤 휴전선 인근에 배치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되는 북한제 탄도미사일도 발사 때마다 실전 자료를 축적해 명중률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동아시아학을 가르치는 다니엘 스나이더는 지난 5월 서울 방문 당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1970년대 주한미국대사를 지낸 리처드 스나이더의 아들인 그는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한미 동맹과 동아시아 문제를 관찰해왔다. 우크라이나의 일방적 패배를 막는 일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을 견제하고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길이라는 논리였다. 반면 직접 무기 지원이 한국을 전쟁에 끌어들이고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 대북 이전을 촉진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맞섰다.
국내 여론은 살상무기 지원에 신중하다. 북한군 파병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2024년 11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직접 지원은 반대 64%, 찬성 28%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이 인도적 지원과 비전투 물자 제공을 유지하는 동안에도 북러 군사 협력이 강화됐다는 점은 정책 판단의 변수로 떠올랐다. 즉각적인 살상무기 제공과는 별개로, 북한군 추가 파병 규모와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 이전 수준에 맞춰 한국도 대응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선택지를 검토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