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유시설 확대·연료 공급 구상 논의
핵심 요약
북한과 러시아가 최선희 외무상의 지난달 방러 기간에 정유시설 확충과 석유제품 공급을 포함한 협력안을 마련한 정황이 드러났다. 러시아의 지원 대상에는 연간 최대 30만t 규모의 신규 정유소와 라선시 승리화학공장의 생산 확대가 포함됐다. 양국은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대북 제재 결의와 충돌할 소지도 제기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기간에 양국이 에너지와 경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마련한 정황이 드러났다. 핵심은 러시아가 북한의 정유시설 신설과 생산능력 확충을 지원하고, 북한은 러시아산 원유를 가공해 생산한 연료 일부를 러시아에 공급하는 구조다. 최 외무상은 지난달 18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초청으로 현지를 찾았으며, 이튿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접견했다.
파악된 합의 내용에는 북한에서 항공유와 디젤유를 연간 최대 30만t 생산할 수 있는 정유소 건설을 러시아가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다. 북한 라선시 승리화학공장의 석유제품 생산량을 연간 최대 80만t까지 늘리는 협력안과 북한이 이달 말까지 연료용 석유제품 2만5천t을 러시아에 공급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러시아 기업이 탄화수소 운송을 위한 북한 항만 인프라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러시아는 세계 3대 산유국이지만 우크라이나의 정유시설 공격으로 석유제품 생산에 차질을 겪는 상황이다. 이에 원유를 북한으로 보내고 정제 기술을 제공한 뒤 완성된 석유제품을 다시 공급받는 구상이 추진된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협력과 함께 북한 인력 최대 1만4천명을 러시아 극동 지역 경제특구로 받아들여 군수품과 군민 겸용 물자를 생산하는 데 투입하는 내용도 합의안에 들어갔다.
이번에 확인된 협력안의 상당 부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와 충돌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관련 정보가 어떤 경로로 확보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고, 북한과 러시아도 최 외무상의 방러 당시 구체적인 합의 사항을 발표하지 않았다. 정유소 건설과 생산 확대, 석유제품 공급, 항만 개발, 북한 인력의 러시아 내 배치가 실제로 이행되는지는 추가로 확인해야 할 사안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