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영구동토층 탄소, 대부분 해저에 묻힌다
핵심 요약
북극 영구동토층 탄소의 대부분이 해저에 저장되고 일부만 대기로 방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연구팀이 캐나다 허셜섬 연안 퇴적물을 분석해 미생물이 오래된 탄소보다 신선한 유기탄소를 분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영구동토층 해빙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존 우려를 완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막대한 탄소가 대기 중 온실가스로 방출될 것이라는 기존 우려와 달리, 탄소의 대부분은 바다로 흘러들어 해저에 저장되고 일부만 대기로 방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알프레트 베게너 연구소(AWI)와 브레멘대학 연구팀은 과학 저널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캐나다 북극 키키크타루크(허셜섬) 연안에서 영구동토층에서 바다로 유입된 탄소의 이동과 운명을 추적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논문 제1 저자인 AWI의 마누엘 루벤 박사는 해안에서 막대한 양의 유기탄소가 바다로 유입되지만 극히 일부만 활성 탄소 순환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허셜섬 연안 여러 지점에서 약 50년 동안 쌓인 퇴적물 코어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미생물에 의해 기체로 전환돼 대기로 방출되는 탄소는 퇴적물 속 유기탄소의 약 10%에 그쳤고, 나머지 대부분은 해저 퇴적물에 그대로 저장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퇴적층 간극수 속 용존 무기탄소와 탄소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미생물이 영구동토층의 오래된 유기탄소보다 조류 잔해에서 나온 신선한 유기탄소를 우선 분해하는 사실도 드러났다.
북극 육상 영구동토층 생태계에는 식물 잔해 등 유기물에서 유래한 탄소 약 1천300기가톤(GT)이 저장돼 있으며, 해양과 하천 삼각주 퇴적물에는 추가로 400GT의 탄소가 들어 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영구동토층이 급격히 녹고 있고, 저장돼 있던 탄소가 북극해로 유입되면서 온실가스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 왔다. 루벤 박사는 매년 최대 0.02GT의 탄소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으며 그 양은 2100년까지 70~15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퇴적물 속 미생물이 먹이를 가려 먹는 '미식가'처럼 영구동토층의 오래된 탄소보다 조류에서 나온 신선한 유기탄소를 선호하기 때문에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영구동토층 탄소가 당초 우려했던 것만큼 대기 중 온실가스 증가에 크게 기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영구동토층 유기탄소의 일부는 해저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분해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확한 기후 영향을 평가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루벤 박사는 이 연구가 해저 탄소 저장량과 분해 물질 중 오래된 영구동토층 유래 비율을 이전보다 정확히 보여주며, 기후모형의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