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로 버틴 시장의 폭염, 온열질환 2441명
핵심 요약
서울 경동시장에서 한 어르신이 선풍기 없이 부채로 무더위를 견디며 장사를 이어갔다. 5월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온열질환자 2441명과 추정 사망자 21명이 집계됐다. 냉방 수단이 부족한 현장은 폭염의 건강 위험이 일상에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고무장갑을 판매하던 한 어르신이 부채를 연신 흔들며 더위를 견뎠다. 가게에는 선풍기도 없었다. 손에 든 부채가 더위를 식힐 유일한 수단이었던 그는 견디기 힘든 무더위를 호소하며 당시 상황을 “더워 죽겠다”고 표현했다. 폭염 속 시장 상인의 일상과 온열질환 위험이 겹쳐 드러난 현장이었다.
5월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집계된 누적 온열질환자는 2441명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도 21명으로 파악됐다. 경동시장에서 선풍기조차 없이 부채질하던 어르신의 모습은 이 같은 수치가 일상의 구체적인 위험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는 상황이 단순한 불편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된다.
세계보건기구는 기온이 40도 미만일 때에만 선풍기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경동시장의 어르신에게는 사용 조건을 따질 선풍기 자체가 없었다. 기온이 오를 때 부채 외에 별다른 냉방 수단을 갖추지 못한 채 더위를 버텨야 하는 현실은 온열질환 통계와 함께 놓고 볼 필요가 있다. 냉방 기구의 유무가 무더위를 견디는 환경을 가르는 모습이 시장 한편에서 포착됐다.
누적 환자 2441명과 추정 사망자 21명이라는 집계는 여름철 더위가 이미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선풍기도 없이 장사를 이어가는 어르신의 현장은 폭염에 대응할 수단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동안 이들이 건강을 지킬 수 있을지는 냉방 수단이 부족한 현장의 상황과 함께 살펴야 할 문제로 남는다.